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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소비자 손해로 귀결" 비판

등록 2018.01.23 09: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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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소비자 손해로 귀결" 비판


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수위, 작년 9월 발표된 ITC 권고안과 비슷한 수준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미국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됐는데 이는 현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월풀만 이득을 보는 것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3일 결정된 미국 정부의 외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은 미국인의 일자리와 경제를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부당함을 강조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https://ustr.go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결정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 수입 급증으로 자국내 제조업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덤핑 등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아도 자국내 업체가 심각한 피해를 보면 관세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무역장벽 조치 중 하나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세탁기 수입이 극적으로 증가해 미국내 제조업자들의 피해가 초래됐다"며 "2016년에는 국내 업체들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결정된 세이프가드 수위는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1월 내놓은 권고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이프삼성과 LG전자를 비롯한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서는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 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선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한다.

 일률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저율관세할당량(TRQ)를 설정한 것이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2년차에는 120만대 이하에는 18%, 그 이상 물량에는 45%의 관세를 부과하고, 3년차에는 120만대 이하에 16%, 그 이상 물량에 40% 관세가 부과된다.

 부품의 경우, 1년차에는 5만대까지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초과되면 50% 관세가 매겨진다. 2년차에는 7만대 초과분에는 45%, 3년차에는 9만대 이상 부품에는 40% 관세가 적용된다.

 이와 함께 중국, 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서는 2.5기가와트를 기준으로 1년 차에는 30%, 2년 차엔 25%, 3년차에 20%, 4년차에 15% 관세가 부과된다고 발표했다.

 세이프가드 설정량은 삼성과 LG가 제안한 145만대보다는 적은 분량이지만 양사가 매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세탁기를 넘는 물량이다. 또 TRQ 120만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전량을 뜻한다.

 한국 기업을 비롯해 미국으로 세탁기를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적용이 된다는 의미다. 물론 수출 물량의 대다수는 삼성과 LG가 차지하고 있다. 이에 120만대까지는 선착순으로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금액으로는 약 10억 달러 수준이다. 양사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삼성과 LG가 미국 현지에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의 완공을 서둘러야 될 전망이다.

 삼성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 달러, LG는 테네시주에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은 연산 100만대 규모로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의 미국 세탁기 공장은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하는 규모다. 당초 완공 시점이 2019년 1분기로 예정됐지만 이를 내년 하반기로 앞당기기 위한 사전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작년 3분기까지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월풀이 37.7%로 삼성(17.1%)과 LG(13.5%)를 합친 것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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