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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무역전쟁 시작되나…"亞 세이프가드는 신호탄"

등록 2018.01.23 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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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2017.12.12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홈페이지(https://ustr.go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결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2018.01.23.

블룸버그 "캐나다· 멕시코 등지로 무역보복 확대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겨냥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본격적인 ‘무역전쟁’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지난 2016년 대선 때부터 미국 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취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 등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강력한 세이프가드 조처를 발동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한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등 다른 지역의 국가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무역보복 조처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 원인으로 지목돼온 불공정 무역거래 상대국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천명해 왔지만 사실상 엄포에만 그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정부의 이 같은 조처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 참석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 세계 정·재계 및 학계의 저명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는 23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 날인 26일 폐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전 세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고용 수준인 미국의 실업률과 3% 성장을 향해 순항 하는 미국 경제, 자신의 취임 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는 뉴욕증시의 랠리 등을 자랑하면서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았음을 강조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무역 관련 조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무엇인가를 발표하겠다”이라고 말한 것. 그는 또 “30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뭔가를 밝힐 것이다. 중국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중국만은 아니고 모두가 해당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폐기’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를 폐기하면 많은 사람이 불행해질 것”이라면서도 “사람들은 나프타를 폐기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23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제6차 NAFTA 재협상을 벌인다.

 앞서 22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홈페이지(https://ustr.go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결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USTR 성명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세탁기 수입이 극적으로 증가해 미국내 제조업자들의 피해가 초래됐으며, 2016년에는 국내 업체들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 월풀이 한국의 대기업 LG와 삼성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전략에 따른 덤핑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상무부에 청원서를 제출했고,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성명은 위와같은 과정에 따라, 미 정부는 LG와 삼성 등 수입산 세탁기 120만 대 이하에 대해선 첫 해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선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2년차에는 120만대 이하에는 18%, 그 이상 물량에는 45%의 관세를 부과하고, 3년차에는 120만대 이하에 16%, 그 이상 물량에 40% 관세가 부과된다.

 성명은 또 중국,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서는 2.5기가와트를 기준으로 1년 차에는 30%, 2년 차엔 25%, 3년차에 20%, 4년차에 15% 관세가 부과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은 지난 1974년 제정된 미 무역법 201조에 따른 조처다. 미 무역법 201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를 인상하거나 수입물량을 규제하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년 동안 발동된 적이 없는 사문화된 조항이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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