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성열 예술감독 "국립극단 개혁…문화의 빵 만들겠다"

등록 2018.01.24 13:56: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1.24.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우리 연극계가 당면한 과제는 '치유'와 '개혁'입니다. 국립극단도 예외는 아닙니다.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고, 이것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성열(56)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 예술감독은 "연극은 시대를 있는 그대로 비춰야 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한국 연극은 지난 몇 년 간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국립극단도 때로는 상처받고 자기검열의 모순에 빠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또 좋은 점들은 적극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며 "국립극단을 연극인 모두의 것으로, 연극을 시민들이 즐겨 먹는 문화의 빵으로 만들겠다. 시대와 사회를 되비치는 거울이 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국립극단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18.01.24.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국립극단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그는 지난해 11월 신임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연세대 사학과를 나와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한 이 예술감독은 1985년에 연극 현장에 몸담은 이후 30년 이상 다양한 연극의 연출과 제작을 해왔다.

특히 산울림 소극장 극장장, 극단 백수광부 대표, 한국연극연출가협회 부회장, 서울연극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연극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행정능력 등을 쌓아왔다.

"저는 민간에서 연극배우나 연출가를 만나고 작품과 관련된 일만 해왔는데, 국립극단에 와보니 생각보다 굉장히 큰 조직이었습니다. 극장을 3개 운영하고 그것을 지속시키기 위한 인력이 많았습니다. 한국 연극의 발전을 위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헌신적으로 일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립극단은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 등 3개의 연극전문 중소극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예술감독은 "'명동예술극장'은 관객 중심의 레퍼토리 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작가 중심의 창작 극장, '소극장 판'은 연출 중심의 실험 극장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전했다.

"2명의 전임 예술감독들이 한국연극의 정체성을 찾고 강화시킨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그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 이어가면서 새로운 탐험의 길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근대가 아니라 현대, 동시대적인 연극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국립극단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18.01.24.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국립극단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이 예술감독은 올해 국립극단의 주요 공연일정을 소개하면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했다.

2018년 국립극단 작품은 ▲레퍼토리 '3월의 눈'(2월7일~3월11일, 명동예술극장) '가지'(2월21일~3월18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창작신작 '얼굴도둑'(5월11일~6월3일, 백성희장민호극장) '2센치 낮은 계단'(가제· 5월30일~6월18일, 소극장 판) ▲세계명작 '페스트'(5월18일~6월10일, 명동예술극장) ▲극현대극 '운명'(9월8~30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청소년극 '오렌지 북극곰'(10월11~21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죽고 싶지 않아'(6월15일~7월1일, 백성희장민호극장) 등이다.

이 예술감독은 "어린이극은 대학로에 많지만, 청소년극은 국립극단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소중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1.24.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예술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앞서 지난해 10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는 기자브리핑을 열고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국립극단 등 국립예술단체의 작품의 내용 검열 형태로 작동됐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가 공개한 '국립극단 기획공연 개구리 관련 현안 보고' 문건이 대표 사례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부녀를 풍자한 박근형 연출의 연극 '개구리'가 국립극단에서 선보였다. 이후 박 연출은 정부의 각종 연극 지원에서 탈락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국민은 어떤 의미에서 피해자"라며 "좌파도 있고 우파도 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것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부부끼리도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투표할 수 있다"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은 어느 사람에 맞춰 운영되어야 하는지 그것은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계속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좋은 방향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촛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격변의 시대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후세들은 아마도 현재를 1987년에 못지않은 상황들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국립극단도 시대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