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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LCD→OLED 전환 뚜렷…中 추격, 위협일까

등록 2018.01.24 17:52:06수정 2018.01.24 19: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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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GD_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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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무게 중심 OLED 디스플레이로 전환 움직임
 상업화 위해선 공정·양산·공급 등 모두 갖춰야
 "中 빠르게 OLED 시장 영향력 넓히긴 어려울 것"
 삼성·LG 고부가로 격차 유지할 듯…"투자해야"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류가 액정디스플레이(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소형 분야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가 양분하는 구조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OLED 디스플레이 제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과거 LCD처럼 빠르게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OLED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 사이의 기술 격차는 3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대형을 중심으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국내 업체 위주로 형성돼 있다.

 그런데 중국 업체들이 LCD 제조를 넘어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같은 국내 기업의 기술·점유율적 우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업계에 의하면 중국 업체 사이에서도 디스플레이 산업의 무게 중심이 OLED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OLE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내놓는 곳도 간간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징둥팡(BOE)은 최근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고 지난해 10월 주장했다. BOE는 화웨이, 비보, 오포 등과 같은 중국 휴대전화 업체와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웨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이외에 BOE에서 제조하는 패널 물량을 자사 휴대전화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의 애플사 또한 중국 제조사의 O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포함하는 방식의 공급사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풍문도 돌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OLED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 향상을 위해 일본 측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지난해 12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업체들이 합작해 만든 OLED 디스플레이 제조 연대인 '제이올레드(JOLED)'에 중국 업체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아산사업장 전경

【서울=뉴시스】 아산사업장 전경

아울러 중국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부정론 측에서 우려하는 부분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OLED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으며, 2016년 말 이와 관련한 원자재·부품 관세를 감면하는 정책을 2020년까지 연장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던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의 지배적 견해는 중국 업체가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넓히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OLED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해서는 공정 자체를 위한 기술력과 양산 기술, 제반 환경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먼저 OLED 디스플레이는 유기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고도의 청정도와 기술적 정밀도가 요구된다. 아울러 양산 과정에서 불량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자가 상당히 숙련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 수준으로 수율과 신뢰성 문제 등을 해결해 실제 OLED 디스플레이를 제품화하고, 양산을 하면서 수익까지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와 기술적 시행착오가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아울러 OLED 디스플레이 공정을 개발해나가는 과정에서 장비 업체 등과의 기술적 협업, 물류 업체 등과의 공급망 구축 등도 필요하다.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이 OLED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수준의 제반 환경을 빠른 시일 내에 갖추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나아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지속적으로 폴더블, 롤러블과 같은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부 저부가 시장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는 하겠으나 점차 고부가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격차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중국의 일부 업체들이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하고는 있지만 상업 생산까지 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삼성·LG에 필적할 만한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며 "플렉서블 쪽에서는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 쪽의 경우에도 중국 기업들은 양산 경험이 부족하며 많은 업체들이 연구나 기술 단계에 그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원 실장은 또 "중국이 업체의 OLED 시장 본격적인 진입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서 시장이 레드오션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 자체는 가능해 보이지만 단기적으로 임박한 위협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시장에서 제품을 고부가가치화 하면서 넘어왔던 것과 같이 OLED 디스플레이 쪽에서도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등을 위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아울러 일부는 제도적 지원 등 OLED 디스플레이 사업 자체를 확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OLED 분야에서 삼성·LG와 중국 업체의 기술 격차는 쉽게 따라잡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업체 쪽이 많은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이 머잖아 도래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를 하고, 정책적인 인프라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LCD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중국 업체들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기술적 밑거름을 갖고 있는 OLED 쪽으로 시장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시기가 오더라도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국내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 같은 시기에 일부 재무적인 부담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OLED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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