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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영화는 길다…김주혁·히스레저·김성민 유작 개봉

등록 2018.01.28 1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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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부'는 배우 고(故) 김주혁이 남긴 두 편의 유작 중 하나다.

영화 '흥부'는 배우 고(故) 김주혁이 남긴 두 편의 유작 중 하나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그들은 떠났지만, 영화는 남았다. 안타깝게 우리와 이별해야 했던 영화인들의 작품이 올 겨울 관객을 찾는다. 그들을 격하게 아꼈던 팬은 물론이고, 그들이 만들고 출연했던 영화를 한 편이라도 본 적 있는 관객이라면 너무나도 생상한 그들의 얼굴에 코끝이 찡해질지도 모른다.

 '흥부'(감독 조근현)는 지난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주혁의 유작이다. 김주혁은 당시 세 편의 작품에 참여 중이었다. 조진웅·류준열과 함께한 '독전', 현빈·장동건과 호흡을 맞춘 '창궐', 그리고 '흥부'다. '독전'과 '흥부'는 촬영을 마친 상태였고, '창궐'은 촬영 중이었다. '창궐' 측은 어쩔 수 없이 김주혁의 역할을 배우 김태우로 대체했다. 그러니까 '흥부'는 김주혁의 생전 모습을 볼 수 있는 귀한 두 번의 기회 중 하나다.

영화 '흥부' 속 한 장면. 이번 작품에서 김주혁은 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영화 '흥부' 속 한 장면. 이번 작품에서 김주혁은 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영화 '흥부'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붓 하나로 조선을 떠들석하게 만든 천재 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에게 영감을 받아 소설 '흥부전'을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정우가 주인공 '흥부'를 연기했고, 김주혁은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조혁'을 연기했다. 흥부는 조혁과 그의 탐욕스러운 형 '조항리'의 극명한 대비를 소설로 가져오게 된다. 조항리는 배우 정진영이 맡았다. 강렬한 악역을 맡아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김주혁이 반대로 선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설 연휴인 다음 달 14일부터 그를 만날 수 있다.

배우 고(故) 히스 레저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를 맡아 불멸의 연기를 펼쳤다.

배우 고(故) 히스 레저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를 맡아 불멸의 연기를 펼쳤다.


 아마 이 배우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관객이 최근 가장 뜨겁게 추모했던 배우일 것이다. 2008년 숨진 이후 매년 그를 기리는 행사가 이어져왔고, 올해도 그의 연기와 작품을 추억하려는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메가박스는 배우 고(故) 히스 레저에 관한 다큐멘터리 '아이 앰 히스 레저'(감독 애드리언 부이텐후이스·데릭 머레이)를 1월 매주 한 차례씩 상영 중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날인 1월22일 신촌 메가박스에서 열린 상영회는 전석 매진되기도 했다.

 '아이 앰 히스레저'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999) 등을 통해 청춘스타로 배우 경력을 시작한 그가 어떻게 이십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당대 최고 성격파 배우로 진화했는지를 담는다. '브로크백 마운틴'(2006) '아임 낫 데어'(2008) '다크 나이트'(2008) 등 걸작을 촬영하는 레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의 연기 또한 뛰어났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의 연기 또한 뛰어났다.


 지난 24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는 영화 '1급 기밀'은 재작년 세상을 떠난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홍 감독은 '1급 기밀'의 모든 촬영을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2016년 12월 심장마비로 별세해 영화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홍 감독의 부재로 인해 당초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던 이 작품은 쉽지 않은 편집 과정을 거쳐 올해 초로 개봉이 연기되기도 했다.

 홍 감독의 역작 '1급 기밀'은 국내 어떤 영화도 다루지 않은 소재인 방산비리를 향한 강렬한 비판을 담은 작품이다. 공군 전투기 추락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고,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에 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상경·김옥빈·최무성·최귀화·유선·김병철 등 좋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영화를 더 풍성하게 했다.

영화 '1급 기밀'을 촬영 중인 고(故) 홍기선 감독과 배우 김옥빈의 모습.

영화 '1급 기밀'을 촬영 중인 고(故) 홍기선 감독과 배우 김옥빈의 모습.


 이밖에도 '스타트렉' 시리즈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 안톤 옐친의 유작 '포르토'(감독 게이브 클링거)가 31일 개봉하고, 2016년 6월 세상을 떠난 배우 김성민의 마지막 작품인 '숲속의 부부'(감독 전규환)는 다음 달 15일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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