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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포츠⑫]봅슬레이, 시속 150㎞ 질주···얼음 위 카레이스

등록 2018.01.31 0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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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시스】 파일럿 원윤종(앞)과 브레이크맨 서영우

【평창=뉴시스】 파일럿 원윤종(앞)과 브레이크맨 서영우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봅슬레이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트랙 위를 자동차 같은 썰매가 질주하는 종목이다. 루지·스켈레톤과 함께 3대 썰매 종목 가운데 하나다.

 19세기 후반 스위스에서 얼음판 이동수단으로 사용된 목제 썰매에 강철로 만든 날을 장착한 것에서 유래를 찾고 있다.

 봅슬레이는 여러 명의 선수가 썰매에 붙어 앉아 주어진 트랙을 빨리 통과하는 방식의 경기다. 선수들의 몸이 앞뒤로 끄떡거리는 모습을 모습을 뜻하는 '봅(bob)'과 '썰매(sled)'가 합쳐진 이름이다.

 처음으로 봅슬레이 팀이 꾸려진 것은 1897년이다. 이후 봅슬레이는 유럽의 동계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며 1914년 첫 국제 대회가 열렸다.

 국제봅슬레이연맹(FIBT)은 1923년 창립됐다. 이듬해인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에서 4인승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열렸다. 2인승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추가된 것은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부터다. 여자 2인승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처음 열렸다.

 초기 봅슬레이는 부자들의 놀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 선수도, 특별한 훈련도 존재하지 않았다.

【평창=뉴시스】 앞부터 원윤종, 지훈, 김경현, 이경민

【평창=뉴시스】 앞부터 원윤종, 지훈, 김경현, 이경민

그러나 1950년부터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식돼 점차 현재와 비슷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스타트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빠르고 힘센 선수가 푸시맨으로 나서게 됐다. 현재는 푸시맨이 50m 정도 썰매를 밀어 가속도를 붙인다. 현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는 푸시맨 2명과 1명의 브레이크맨, 핸들을 조종하는 파일럿 1명이 탑승한다. 2인승은 푸시맨 없이 브레이크맨과 파일럿만 탄다.

 19세기 후반 나무로 된 썰매에서 벗어나 강철제 몸체와 날을 부착하면서 첨단과학 경쟁의 장이 됐다. 현재는 2인승 기준 대당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첨단 과학 기술의 집합체로 발전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페라리, BMW, 현대자동차 등이 썰매를 제작해 홍보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평창=뉴시스】 남자 4인승 국가대표, 원윤종·지훈·김경현·이경민

【평창=뉴시스】 남자 4인승 국가대표, 원윤종·지훈·김경현·이경민

탄소 섬유재질로 구성된 몸체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 일체형으로 설계된다. 최적의 기록을 내기 위해 날은 항상 특정 온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1952년에는 중량을 제한하는 규정이 생겨났다. 2인승의 경우 썰매와 선수의 무게를 합해 최저 170㎏을 넘겨야 하며 최대 390㎏을 넘기면 안 된다. 4인승은 최저 210㎏, 최대 630㎏ 이내로 총중량을 맞춰야 한다. 여자 2인승 경기 중량은 선수와 썰매를 합해 350㎏을 넘어서는 안 된다.

 썰매가 가벼우면 가속도가 붙지 않기 때문에 총중량이 상한선에 미치지 못하면 썰매 안에 추를 넣어 무게를 맞춘다. 썰매가 무거울 경우 미는 힘도 그만큼 많이 들고 스타트 속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 위해 대부분 썰매는 가볍게 하되 선수들의 몸무게를 늘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1985년 생긴 규정에 따라 썰매의 길이는 2인승은 최대 2m70㎝를 벗어나서 안 되고 4인승은 3m80㎝을 넘기면 안 된다. 폭은 2인승과 4인승 상관없이 최대 0.67m를 벗어날 수 없다.

 봅슬레이의 트랙 길이는 1200~1500m이며 1500m가 일반적이다. 초기에는 눈으로 덮인 언덕에서 열리다가 현재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인공 얼음을 씌운 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평창·스포츠⑫]봅슬레이, 시속 150㎞ 질주···얼음 위 카레이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의 인증을 받은 세계 트랙은 총 16군데다. 트랙의 생김새는 경기장마다 제각각이어서 트랙 레코드는 존재하지만, 세계기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2016년 10월 완공됐다. 트랙 총길이는 1659m이고, 경기가 펼쳐지는 트랙 길이는 1376m다. 시작 지점의 고도는 930m, 결승점의 고도는 850m다.

 파일럿은 밴드로 만들어진 조종간을 이용해 커브 구간을 돌 때 미세하게 썰매의 방향을 조절한다. 순간 최대속도 150㎞를 넘나들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각도에 오차가 생기면 썰매는 전복된다.

 파일럿은 썰매 속도를 최대한 죽이지 않으면서 전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코스를 반복해 숙지한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널리 퍼져있는 봅슬레이는 한국에서는 생경하기만 했다. 하지만 강광배(41) 현 FIBT 부회장이 한국 봅슬레이의 씨앗을 뿌렸고,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자 4인승 출전권을 따냈다.

【평창=신화/뉴시스】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평창=신화/뉴시스】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2011년 7월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뒤 지원이 잇따르면서 한국 봅슬레이는 매섭게 성장했다. 트랙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도 됐다.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연맹) 조는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겨줄 기대주로 꼽힌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원윤종·서영우는 2015~2016시즌 IBSF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2016~2017시즌에도 3위를 차지했다.

 원윤종·서영우는 2017~2018시즌 부진했다. 월드컵 1차 10위, 2차 13위, 3차 6위에 그친 원윤종·서영우는 8차례 월드컵 대회 중 1~3차 대회만 치르고 중도 귀국,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트랙을 많이 타며 홈 이점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홈 이점을 잘 살린다면 원윤종·서영우가 부진을 털고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만 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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