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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정상화 속도낼듯…대규모 투자·인수 합병도 탄력

등록 2018.02.05 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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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시스】김선웅 기자 =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2018.02.05.  mangusta@newsis.com

【의왕=뉴시스】김선웅 기자 =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2018.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지난 1년간 '총수 부재'를 겪던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로 다시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한동안 뜸했던 기업 인수 합병(M&A)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행보도 다시 재가동될 지 주목된다.

 5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지난해 2월 17일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시작된 '삼성 총수 부재' 사태는 353일 만에 일단락됐다. 물론 삼성 입장에선 이 부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한 부분이 아쉬울 수 있으나, '총수 부재 장기화'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굵직한 글로벌 M&A(인수합병)를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인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 주도권 싸움에서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진행된 M&A는 인수 가격이 5000만 달러 미만으로 알려진 그리스 음성기술업체 '이노틱스'을 포함해 2건뿐이었다. 작년 11월 50억원 안팎으로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플런티'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왔던 국내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게감이 떨어졌다.

 이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분위기와 상반된다. 지난 2016년 삼성은 미래먹거리인 '자율주행차'를 위해 전 세계 1위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 인수합병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삼성은 하만을 국내기업 사상 최대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3760억원)에 인수, 글로벌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이 총수 역할을 맡고 있는 동안 삼성이 진행한 M&A는 하만을 포함해 14건에 달한다. 2016년에는 한 해 동안에만 1000억원 이상의 M&A만 6건을 성사시켰다. 

 물론 이 부회장이 복역 중인 상황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50조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총수의 부재는 "졸면 죽는다" 말이 나올 정도로 급변하는 IT(정보기술) 및 전자업계에선 그 자체로 큰 리스크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이 같은 우려를 한 시름 놓게 됐다. 글로벌 M&A는 물론 대규모 투자 등 미래먹거리 확보와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핵심적 경영 활동이 이 부회장의 복귀로 정상 궤도를 찾아갈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은 막중하다. 최근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융복합되는 글로벌 시장 상황은 리더가 신속하게 기술흐름을 읽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해외 네트워크 형성에 공을 들여야 할 시점이다.

 다만 삼성이 총수 공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부분은 이 부회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적어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다, 우리나라 경제에도 이바지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룹 경영을 정상화하는게 급선무일것"이라며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계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측은 "삼성에도 4차 산업혁명 등 경영에 필요한 여러 의사 결정 사안들이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결정을 통해 미래 신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도 "삼성은 이번 재판 과정을 무겁게 받아들여 투자, 일자리 확대 등 사회적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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