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황만기 박사의 세살면역 여든까지] 女초등생들의 비만과 성조숙증

등록 2018.02.13 04:2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황만기 박사의 세살면역 여든까지] 女초등생들의 비만과 성조숙증


이제 곧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만 7세 A양의 어머님은 최근 아주 큰 고민이 생겼다. 작년 10월부터 A양의 양쪽 가슴에 볼록한 몽우리가 잡히기 시작했는데, 약 4~5개월이 경과된 지금 점점 더 가슴 몽우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양은 평소 식탐이 굉장히 많았고 체중백분율은 93% 상황이라서 여자 아이치고는 다소 토실토실한 체형이라고만 그저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아이의 가슴 몽우리가 점점 크게 자라고 있어서 도대체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머님은 많이 당황스럽다. 사실 체중조절을 위해 일주일에 3회씩 태권도 도장에까지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계속 느는 데다 식욕 통제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혹시 비만이나 성조숙증 진단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라고 막연히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막상 이렇게 현실로 다가오니 그동안 너무 아이를 무관심 속에 방치한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 크다.

게다가 A양 아버님의 키는 169cm이고 어머님의 키는 154cm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A양이 초경(생리)을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더 일찍 하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결국 아이의 최종 키에도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점을 동반하고 있는 A양에게는 어떤 한의학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까? 

우리나라 여자 어린이들의 비만과 성조숙증이 점차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TV 방송이나 신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비만과 성조숙증의 위험성이 자주 보도되고 있으며, 실제로 상당수 아이들이 그런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여자 초등학생들이 성조숙증으로 인해 초경이 병적으로 빨라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성조숙증(precocious puberty)'은 다른 말로는 '조기 성숙'이라고도 한다. 용어 그대로 표준적으로 성장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빨리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사춘기가 2년 정도 앞당겨짐으로써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성장이 일찍 멈추는 현상을 의미한다. 임상적으로는 여자 아이는 만 8세 미만, 남자 아이는 만 9세 미만에서 사춘기적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뜻한다.

성조숙증은 최종적인 키(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흔하다. 초등학교 때에는 키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많이 큰 편이었다가, 그 이후에는 키가 자라지 못해 결국 다른 아이들에게 다 따라잡혀서 속상해 하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남자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5~6학년이면 남성호르몬이 서서히 분비되기 시작해 생식기 주변에 음모가 생기기 시작하고, 수염이 나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3~5년 정도 더 자라다가 성장이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일반적인 경우보다 1~3년 이상 빨리 사춘기가 나타나면 조기 성숙, 즉 성조숙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4~5학년 정도 전후로 유방 발육이 서서히 진행되고, 사춘기가 시작되며, 이 무렵부터 3년 정도 추가적으로 마무리 성장을 하게 된다. 물론 초경(생리) 시작 이후부터는 성장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한다. 만일 성조숙증으로 인해 이러한 표준적 상황보다 1~3년 이상 일찍 2차 성징(주로 유방 발육)이 시작되면 지금 현재의 키는 비록 작지 않더라도, 결국 최종 키는 작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성조숙증 징후를 보이는 경우라면 최대한 빨리 적극적인 한방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남자 아이들은 초등학교 3~4학년, 여자들은 초등학교 2~3학년부터 한의학적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1년에 키가 4cm도 자라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비만 경향성을 동반하고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성장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사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남자 아이들의 경우에 아주 간혹 뇌종양이나 뇌의 감염, 과거에 뇌 주위에 방사선 치료를 오랫동안 받았거나 뇌에 구조적 손상을 입었을 경우가 원인이 되지만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 여자 아이들의 경우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아주 간혹 난소 낭종이나 난소암으로 인해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Mccune-Albreight 증후군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긴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특정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겨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성조숙증 검사 상에서 위의 유전학적 원인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만 관리도 성조숙증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관리 포인트가 된다. 소아비만을 단순히 영양과잉 상태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환’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줄 필요가 있다. 학교나 학원에서 계속 앉아있는 시간이 늘고,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며, 편안한 휴식 시간에조차도 계속 앉아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비만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성조숙증 문제는 앞으로 더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

성조숙증이나 비만 관리에 있어 추천할만한 치료법 중 하나로 꾸준한 체질별 맞춤 한약 처방을 들 수 있다. 특히 검사상으로 종양이나 낭종 등의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더더욱 한약 처방의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한약 처방으로는 대사 과정에서 쌓인 인체내 노폐물을 부드럽게 대소변을 통해 배출하면서 몸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유도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태음조위탕, 조위승청탕, 오령산, 분심기음, 이진탕 등을 추천할 수 있겠다.

한약 처방의 효과는 기울어진 음양의 기운을 적절히 조정하고 호르몬 균형을 맞추어 주어서 너무 빨리 성숙되는 것을 완화시키고, 키 성장을 부작용 없이 도와주게 되는 것이다. 최근 한약에 대한 많은 과학적 연구 성과들을 통해서 한약 처방의 꾸준한 복용을 통한 성조숙증 관리 및 비만 관리가 임상적으로도 매우 유의미함을 과학적 논문 근거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물론 성조숙증을 더욱 세심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경호르몬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식이 습관과 생활 관리 및 아이에게 맞는 운동 관리도 필요하다.

/ 황만기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대표원장·한방소아과 전문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