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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경찰, 주마 대통령 '비선실세' 굽타 가문 저택급습

등록 2018.02.14 19: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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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굽타 가문 저택 앞의 남아공 경찰 AP

재벌 굽타 가문 저택 앞의 남아공 경찰  AP

【요하네스버그(남아공)=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소속당으로부터 사퇴 최후통첩을 받은 남아공에서 특별 경찰대가 14일 주마 대통령의 '부패' 의혹에 깊이 연루된 재벌의 저택 단지를 급습했다.

엘리트 경찰조사대는 이날 아침 요하네스버그의 부유층 주거지에 소재한 굽타 가의 넓은 단지에 진입했다. 여러 곳에 동시 진행된 급습에서 3명이 체포됐다고 관영 방송이 전했다. 체포된 사람 중에 이 인도 이민 재벌 3형제 중 한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남아공에 이민 온 굽타 가는 주마가 2009년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친했으며 이후 주마의 각료 인선에 관여하고 대형 관급 공사를 잇따라 부정 수주 받았다는 의혹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굽타 가와 주마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해왔다.굽타 가의 회사에 주마의 직계 가족들이 취직하고 있다.

전 재무차관이 굽타 형제가 자신들의 요구를 잘 따르면 5000만 달러와 함께 재무장관 직을 보장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사법부에 의해 굽타 가의 뇌물 혐의와 관련한 조사 위원회가 설치되었으며 이날 급습은 이와 관련됐다.

전날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당으로부터 "당장 대통령직을 사퇴하라"는 통고를 받은 주마 대통령은 이날 중으로 이에 관한 답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통령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기가 내년 초까지인 주마는 임기 전에 물러나겠지만 최소 3개월은 더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주마 대통령에 '소환' 결정을 내린 집권당은 주마가 즉시 사퇴해 지난해 12월 주마 대신 당대표에 오른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헌법에 따라 내년 대선까지 대통령직을 승계하기를 바라고 있다. 야당에 의해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내주 22일로 계획되어 있는데 이 경제자유전사당은 불신임 투표를 이번 주로 당겨 실시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주마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의회의 불신임 투표 대상이 되었으나 국민들의 사퇴 요구 여론이 높아지던 지난해에도 집권당 내의 충성 의원들에 의해 모두 부결됐다. 집권당 전국 집행위가 비록 주마에 대한 사퇴 최후통첩을 결정했지만 의회 불신임 투표가 어떻게 귀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주마 대통령은 굽타 가와의 부패 연루 외에도 오래 전 무기 거래와 관련된 부패 의혹을 받았으며 이 의혹은 대통령 취임 즉시 사라졌다가 지난해 다시 부각돼 검찰은 곧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 주마는 2016년 대법원으로부터 사유의 대저택을 건설하면서 수백 만 달러의 공금을 유용했다는 판결을 받아 이를 변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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