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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킹 윤성빈, 이제는 말할수있다···감독·어머니 함께

등록 2018.02.16 14:47:33수정 2018.02.16 16: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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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킹 윤성빈, 이제는 말할수있다···감독·어머니 함께

【평창=뉴시스】 스포츠부 = 윤성빈(24·강원도청)이 16일 오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펼쳐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인승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20초5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트랙레코드만 3번을 갈아치우는 등 2위와 1.63초차의 압도적 실력차를 과시했다.

윤성빈은 “당연히 기분이 좋다. 뭐라고 표현할지 모르겠는데 기분은 아주 좋다. 표정에 안 드러나서 그렇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전화기를 꺼놓고 하루 종일 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메달의 압박감에 대해서는 “부담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집같은 트랙에서 하는거라 부담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 해 왔던대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메달을 따야한다는 것은 압박감보다는 그저 내 목표이고 팀의 목표였고 모든 사람의 목표라고 생각했”다며 강인한 정신력을 새삼 드러냈다.

윤성빈은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낸 것이 아니다. “2012년 시작했다. 코치님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저 맡은 바에 충실했다. 아예 재능이 없었다면 여기까지는 못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조금의 재능이 있었고 우리 팀에서 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를 알았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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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헬멧을 쓰는 이유도 밝혔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캐릭터다. 또 썰매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아이언맨이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썰매에는 태극기와 함께 주먹이 그려져 있다. “여러 디자인을 놓고 고민했는데 주먹을 쥐고 있는게 의지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정했다”는 답이다.

두쿠르스의 시대가 지고 윤성빈의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윤성빈은 “두쿠르스는 내가 평소에 가장 닮고 싶은 선수였다. 두쿠르스는 여전히 우상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보고 배울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예의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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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으로 질주하지만, 처음에는 스켈레톤이 너무 빨라 윤성빈이 무서워했다는 얘기가 있다. “빠른 스피드보다는 벽에 부딪히는게 아팠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시작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 2개월을 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변했다.”

금메달을 따내기까지 훈련은 혹독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처음 시작했을 때다. 그때는 내가 가진 게 없어서 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그걸 만들어내고 이뤄내는 게 힘들었다. 1, 2차 끝나고 눈물을 보였던 것은, 사실 올림픽을 위해서 달려오면서 정말 많이 고생을 했다. 그 과정들이 생각이 나서 그랬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도 기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더 이상 두쿠르스는 경쟁자가 아니다.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이 스켈레톤 불모지, 낙후된 팀이라는 이야기는 없었으면 좋겠다. 오늘 우리 선수가 1등과 6등(김지수)을 했는데, 이젠 한국이 스켈레톤은 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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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은 대회를 앞두고 이달 초 평창이 아닌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전략이었다. 이용 감독은 “만약 우리가 평창에서 한 번이라도 더 타려고 했다면 다른 나라 선수들이 이를 보고 기록 단축에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 작전이 잘 먹혔다”고 털어놓았다.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45)씨는 아들의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며 두 팔을 흔들었다. “처음에 믿기지 않았는데 이제야 실감이 난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을 와서 감동을 받았다. 성빈이가 1등을 해 대견하다. 끝나고 꼭 안아주면서 ‘대견하다’, ‘사랑한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처음 해외 전지훈련을 갔을 때 아프다고 울면서 전화가 왔다. 그때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스스로 결정해라. 너의 결정을 믿는다’고 말했었다”며 고통스러웠던 과거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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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은 하루 8끼씩 먹으면서 체중을 늘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었다. 조영희씨는 “내가 해주는 음식 중에서 성빈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김치찌개다. 그리고 치킨을 너무 좋아한다. 평소 휴가로 나오면 오븐에 구운 치킨을 2마리씩 먹기도 했다. 이제는 체중 조절 때문에 1마리도 먹지 못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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