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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교총격 후 새 고민 "화재경보기 울리면 대피해, 말아?"

등록 2018.02.18 08: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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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랜드( 미 플로리다주) = AP/뉴시스】 지난 14일 총기 난사 사건직전에 울린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평소 훈련대로 줄지어 교실 밖으로 대피하던 학생들의 모습( WPLG-TV 제공). 이들 중 많은 학생이 희생된 후 경보기음을 들고 밖으로 대피할지 문을 잠그고 안에 엎드려아할지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파크랜드( 미 플로리다주) = AP/뉴시스】 지난 14일 총기 난사 사건직전에 울린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평소 훈련대로 줄지어 교실 밖으로 대피하던 학생들의 모습( WPLG-TV 제공).  이들 중 많은 학생이 희생된 후 경보기음을 들고 밖으로 대피할지 문을 잠그고 안에 엎드려아할지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총기 사건 나면 교실문 잠그고 숨어야
 플로리다 고교는 화재경보에 밖으로 대피, 희생늘어

【서울 = 뉴시스】차미례 기자 = 미국내 각급 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은 화재 경보기가 울리면 안전하게 건물 출구로 줄지어 나가서 대피하도록 훈련을 받아왔지만 플로리다 고교 총격사건의  경우에는 죽음의 총구 앞으로 줄줄이 달려나간 꼴이 되었다.

 아칸소주의 웨스트 사이드 중학교에서는 두 명의 남학생이 훔친 총을 가지고 숲이 우거진 뒷 산에 잠복해 있다가 그 중 한명이 가짜 화재경보기를 울린 뒤 줄지어 대피하는 사람들을 저격한 일도 있었다.   어린 학생 4명과 교사 한 명이 살해당했다.   이는 20년전,  미국 전역의 학교에서 총격사건 대피 훈련이 실시 되기 훨씬 이전의 사건이다.

 미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학교들은 화재 경보기가 울리면 대피를,  학교 총격사건이 나면 교실 문을 잠그고 안에 숨어 있도록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14일 플로리다주의 파크랜드 고교에서 19세의 퇴학생 니콜라스 크루스가  총기를 난사한 사건 처럼 두번이나 울린 화재 경보기에 대한 대처는 혼란스럽다.

 출구를 향해 달려나갈 것인가,  교실 안에 웅크리고 앉아 버틸 것인가.

 미국의 모든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이 두 가지를 다 훈련 받았지만,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 대해서는 훈련받지 않았다.   그래서 가짜 화재 경보에 밖으로 나간 17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언론보도에는 크루스가 화재 경보기를 작동시킨 뒤 총을 발사한 것으로 되어있지만  경찰은 누가 화재경보기를 울렸는지는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응급구조 전문가들은 실제로 학내 총기 난사사건에 대응해서는 최고의 대응책으로 정해진 훈련 방법이 한 개도 없다면서 대응법도 전국의 모든 학군에 따라서 모두 다르다고 말한다. 그 내용도 교사들이 무장 침입자들에 대항할 때 야구방망이나 수프 깡통을 가지고 마주 싸우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키라는 것 부터 온갖 다양한 방식이 다 들어있다.

 안전전문가들도 학교에서 이번 처럼 화재경보기를 사용해서 안전을 위한 장치가 혼란과 혼동으로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지만,  그래도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국립 학교안전보안 서비스의 케네스 트럼프 고문은  이에 대해 사람들이 현장에서 즉시 머리를 쓰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교실이 아니라 복도나 식당에서 공격을 당할 경우의 훈련도 시작해야하며,  교사들에게는 어떤 특정한 문이나 길이 막혀있을 경우를 가상해서 대피 훈련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변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총기 난사범에 대응하는 여러가지 방안이 제기 된 것은 2016년 올랜도의 펄스 나이트 클럽에서 49명이 죽은 사건 이후이다.  전국화재보호협회 등 각 기관에서 그런 사건에 대비하도록 제시한 기본 매뉴얼을 비롯해 각 지역과 중요 시설에서의 대처법이 많이 나왔다.

  1998년 총기사건이 발생한 웨스트사이드 통합교육구에서는 총기사건이 났을 때에는 평시 매달 실시하던 소방훈련 때 사용하는 대피 출구가 아닌 다른 문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스콧 곤티 교육감은 말했다.

 워싱턴 주에서는 교실마다 어린이들이 야구를 배울 때 사용하는 배트들을 구비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해 도입된 이 방법 이외에도 교실문을 잠그고  현재 있는 장소를 떠나지 말라는 등 각종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학생들을 훈련하고 있다.

  야구 배트를 비치한 것은 최선의 효과는 없다.  하지만 만약 교장이 "교실 마다 권총을 한 자루씩 비치하고 있다"고 할 경우 일어날 혼란과 반대를 감안한 차선의 조치라고 주 정부 담당자는 말했다.

  최근 북부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대피 훈련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한 총기난사범이 학교에 침입했지만 학교 당국의 지시로 모든 교실의 문이 잠겨있고 교사와 학생들이 바닥에 웅크리고 있어  교실에 들어가 총을 난사하지는 못했다.

 14일 플로리다 고교 총격사건은 올 해 미국 학교에서 일어난 17번째 총격사건이고 실제로 총기범에게 학생들이 죽은 사건으로는 2번째이다.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 훅 초교 총기 난사사건때 희생된 20명 중 한 여아의  어머니인 미셸 게이는 그 후 다른 학부형 한 명과 함께 ' 세이프 앤드 사운드 스쿨' 이란 학교 안전 홍보단체를 만들어 전국 500여개 학교에서 실제 훈련을 실시하며 활약해오고 있다.

 그는 "대량 학살과 공포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훈련은 많이 할 수록 좋고 더 다양한 대피 방법을 연구해서 실시해야된다"고 말했다.  또 교직원들에 대한 훈련을 강화할 수록 그런 소문이 학교 침입 범죄를 예방하는 수단도 될 수 있다며 , 그런 대응책은 일반 학생들과는 공유하지 말고 학교 당국과 교직원들이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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