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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 미 경제에 악영향" 전문가들

등록 2018.02.20 10: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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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철강제품 수입 제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7.4.21.

【워싱턴=AP/뉴시스】 CNN머니는 19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수입 규제는 날로 쇠락하고 있는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의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0일 백악관에서 철강제품 수입 제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02.20.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엇 때문에 유독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려고 하는 걸까. 트럼프 행정부는 왜 세계무역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는 위험마저 무릅쓰면서까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제품을 강도높레 규제하려는 걸까.

 CNN머니는 19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수입 규제는 날로 쇠락하고 있는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의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수입규제 정책들이 미국 경제에 예기치 않은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마저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수입 규제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자동차와 항공기, 각종 기계류 등을 제조하는 데 가장 핵심적으로 소요되는 기본 원자재다. 건설과 정유, 전력 등 분야에서도 철제 빔과 파이프라인, 전선 등을 제조하는 데 철강과 알루미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은 한 해 1억t 정도의 철강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 3분의 1정도는 수입에 의존한다. 알루미늄의 경우 매년 미국에서 소요되는 550만t 중 90% 이상은 수입으로 충당된다.

 지난 수년간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값싼 수입품들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어느 정도 수입물량이 줄어들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이 과연 수입 물량을 대체할 정도로 충분히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지도 분명치 않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철강협회(AISI)는 수입 철강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크게 반기고 나섰다. AISI는 미국의 제철 기업들이 수입 물량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SI의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철 파이프와 튜브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수입 제품들이 이미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수입물량이 크게 줄어들 경우 미국 내에서 이를 충당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금속 애널리스트인 필립 깁스는 “강철 파이프와 튜브 등을 사용하는 정유 업계 등에서 수입 물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분명히 그런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지난 3~4년 동안 문을 닫았던 제철소를 다시 가동시키려면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00년 이래 쇳물을 생산하던 10개의 용광로가 폐쇄됐다. 알루미늄 용광로의 경우 지난 2015년 초부터 8개 기업이 문을 닫거나 규모를 줄였다.

 미국 알루미늄협회(AI)도 알루미늄 수입의 필요성을 시인하고 있다. 알루미늄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중국을 타깃으로 하되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수입 알루미늄이 미국 알루미늄 업계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의회 내에서도 관세 인상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 블런트(미주리, 공화)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내 생각엔 (관세 인상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미주리에서 알루미늄과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알루미늄과 철강을 수입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롭 포트먼(오하이오, 공화) 상원의원도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소비자 가격 인상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빈 브래디(텍사스, 공화) 하원의원도 “나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과잉생산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방식의 관세는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16일 미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 수입 규제 방안을 담은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미 상무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일률적으로 모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4%, 7.7%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제품에 53%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 ▲모든 철강 제품에 대해 수입량 제한(수입할당제)을 적용해 2017년 물량의 63% 수준으로 규제하는 방안, ▲중국과 홍콩, 러시아,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으로 수입하는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23.6%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의 경우 4월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19일까지 제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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