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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기준강화에 뿔난 강북주민들 "강남 오르라는 정책"

등록 2018.02.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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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와 출퇴근길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두번째로 발령된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한 빌딩에서 바라본 목동아파트 단지가 미세먼지 영향으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새벽 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이날 오후 5시 기준 다음날 예보가 나쁨(50㎍/㎥)이상일 때 발령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여부는 당일 오후 5시에 결정하고 5시15분을 기해 발표·전파된다. 적용시간은 다음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2018.01.1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와 출퇴근길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두번째로 발령된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한 빌딩에서 바라본 목동아파트 단지가 미세먼지 영향으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새벽 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이날 오후 5시 기준 다음날 예보가 나쁨(50㎍/㎥)이상일 때 발령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여부는 당일 오후 5시에 결정하고 5시15분을 기해 발표·전파된다. 적용시간은 다음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최희정 기자 = “(정부는 재건축 요건을 강화하면서) 교묘하게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주민 중에는 촛불을 들었던  자기 손을 잘라 버리고 싶었다는 분들도 있다, 민심은 사납다”

 서울 양천구에서 목동아파트 재건축 추진을 위한 주민모임을 이끄는 한 주민은 21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재건축 기준 강화 조치를 바라보는 현지 주민 기류를 이같이 전했다. 그는 “당혹스럽고, 분노를 느낀다”며 “지역 하나를 죽이고 정권 하나 살겠다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 주민은 사실상 민주당 정부에 뒷통수를 얻어맞았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는 “전 단지가 구청을 믿고 (재건축) 연한이 지나도 안전진단 신청을 안했다”며 “지구단위 계획이 올해 확정된다고 해서 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었고, 지자체도 그런 뉘앙스였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중앙정부가 (아파트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을 제외하고는 재건축을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양천구는) 지역구가 민주당이고 구청도 민주당이다. 민주당 정권에서 등에 칼을 꽂은 기분”이라며 “(현 정부가) 목동을 정밀타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 진단 기준 가운데 '구조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이번 조치에 대해  “(단지에)소방차가 제대로 못 들어온다. 신시가지에서 화재가 나서 인명 피해라도 발생하면 국토부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런데도) 소방이 (안전진단 항목중) 구조안전성이 아니라 거주환경에 들어간다. 스프링쿨러, 배관 배수 누수 다 거주환경”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도 이번 조치가 양천 구민의 안전을 볼모로 한 것이라며 재건축 기준 강화 조치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지자체를 믿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는데 의견 수렴 없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문 대통령이 얼마 전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걸려 있을 때는 충분히 의견 수렴을 거치라고 했는데, 노원이나 양천구민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다.이럴 수 있는가”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울러 “강남은 (재건축 신청도) 대부분 통과된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나머지를 막아버리면, 결국 강남 오르라는 정책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중앙정부 관료들이 어디에 살고 있는 지 다 알고 있다”면서 “(관료들이) 일부러 이러한 조치를 내놓은 거 아니냐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후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딱히 수단이 없다. 할 수 있는 거는 의견수렴서를 정부에 제출하는 거 밖에는 없다”면서 “하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그거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무슨 좋은 방법이 없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안전 진단을 이미 받아 재건축 기준 강화의 칼날을 대부분 비켜간 강남구 대치동의 기류는 목동과는 확연히 달랐다.

 대치역 인근 ㄷ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했다"며 "목동은 타격이 있겠지만, 여긴 그렇지 않다. 사업을 빨리 추진하고 있어서 재건축만 되면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또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도 "은마아파트는 5년전에 안전진단을 마쳐서 이번 조치와 상관없다"고 했다. 

 물론 강남이 이번 조치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송파구 풍납극동 아파트와 올림픽 선수촌·기자촌·훼밀리 아파트 등은 여전히 주민들을 의견을 받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떄문이다.  이번 조치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이 지난 서울 아파트 단지 중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곳은 10만3822가구다. 이 가운데 비강남권인 양천구가 2만4358가구로 1위를 차지했다.  노원구(8761가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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