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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총기규제 다크호스로 떠오른 '무서운 10대들'

등록 2018.02.22 1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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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랜드=AP/뉴시스】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의 동료 학생과 교사들을 잃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의 재학생 탠질 필립(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주도 탤러해시의 리언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학생들은 21일 탤러해시에서 현지 고등학생들과 함께 주의사당 앞에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2018.2.20

【파크랜드=AP/뉴시스】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의 동료 학생과 교사들을 잃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의 재학생 탠질 필립(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주도 탤러해시의 리언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학생들은 21일 탤러해시에서 현지 고등학생들과 함께 주의사당 앞에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2018.2.2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총기규제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플로리다 주 총기사고 생존자들이 전미총기협회(NRA)가 직면하게 될 가장 강력한 적이 됐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7명의 친구, 선생님을 잃은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생들은 자발적으로 총기규제를 반대하는 조직을 결성하고, 집회를 여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수십년 동안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을 다뤄온 한 작가는 "학생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생들이 주도 탤러해시에 있는 주의사당 앞에서 시위하기 위해 버스를 함께 타고 가는 모습을 가르키면서 1960년 흑인인권운동을 불붙인 '프리덤 라이더스(Freedom Riders)'가 생각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CNN은 어린 학생들, 젊은이들이 총기규제 논쟁을 바꿀 수 있는 이유들을 제시했다.

◇아이들이 이끌고, 어른들은 따라간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사회적 변화를 야기하고, 아이들은 단지 따른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그 반대의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사샤 콘스탄자-초크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 시민미디어 부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현대사의 거의 모든 주요한 사회운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광범위한 동원을 통해 운동을 벌일 때마다 젊은이들은 선두에 서 있었다"라고 말했다.

1960년대 프리덤 라이더스 운동이 대표적이다. 프리덤 라이더스 운동은 1960년 봄 캘리포니아 그린즈버로에서 흑인 학생 4명이 버스 좌석의 흑백 분리 차별에 저항하면서 시작된 운동이다. 이로 인해 마틴 루서 킹 목사는 흑인인권운동의 아이콘이 됐고, 백인 청년 학생운동가들은 '프리덤 라이더스'라는 이름으로 흑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던 미 남부지역을 돌면서 흑인인권운동을 벌였다.

20세기 초 현대 노동운동을 촉발시켰던 1만5000명의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은 23세의 이민자 클라라 림리치가 시작했다. 젊은이들은 튀지니와 이집트의 독재정권을 전복시킨 '아랍의 봄' 시위를 이끌었다.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그들은 더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CNN은 플로리다 주 총기난사사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고등학교 3학년인 데이비드 호그가 "우리는 아이들이다. 당신은 어른들이다. 함께 일하고, 정치를 넘어서 무언가를 끝내라"고 말했을 때라고 지적했다.

호그는 어른들이 행동하지 않아서 친구가 죽었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무력감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콘스탄자-초크 교수는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무가심에 대한 대가를 다른 방식으로 치른다"며 "그들 중 다수가 열렬한 운동가가 되도록 밀어내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플로리다 주 총기난사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엄청난 도덕적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NRA 대변인이 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들은 시위 전략의 혁신가들이다

플로리다 주 총기난사 생존자들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총기규제 문제를 모든 언론이 다루는 사안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해시태그 #NeverAgain을 사용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활용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의 정책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음달 24일 전국적인 시위를 계획했다.

디킨슨 칼리지의 마체티는 "젊은이들이 정말로 잘하는 것 중 하나는 상징과 이미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그들은 그 점에 있어 우세하다"라고 말했다.

콘스탄자-초크 교수는 "플로리다 주 총기난사 생존자들의 신속함은 기술 이상의 것이다"라며 "그들은 중간선거에서 접전을 벌이게 될 선출직 의원들의 명단을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을 목표로 삼아야 할 사람이라고 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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