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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우디, 파키스탄 '테러자금 감시국' 지정 놓고 충돌

등록 2018.02.22 16: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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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샤와르( 파키스탄)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파키스탄을 테러범의 온상처럼 말하며 군사원조금 중단을 언급하자 30일 분노한 파키스탄 시위대가 페샤와르에서 "트럼프의 망언을 규탄한다"는 내용이 적힌 초상화 손팻말를 들고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있다.  2017.09.01

【페샤와르( 파키스탄)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파키스탄을 테러범의 온상처럼 말하며 군사원조금 중단을 언급하자 30일 분노한 파키스탄 시위대가 페샤와르에서 "트럼프의 망언을 규탄한다"는 내용이 적힌 초상화 손팻말를 들고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있다.   2017.09.01

   트럼프 행정부, 사우디 설득에 전력
   22일 FATF 회의서 재표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을 테러자금 감시명단에 올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대테러전 일환으로 파키스탄을 국제테러자금 감시 명단에 올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중동 지역 최대 동맹국인 사우디는 터키·중국과 손잡고 이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사우디의 이 같은 움직임은 파키스탄이 사우디에 1000명 이상의 병력을 보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나왔다. 사우디는 지난 2015년 예멘 내전에 개입한 뒤 역내에서 군사태세를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FATF) 회의에서 사우디의 반대를 무마시키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그 결과 파키스탄 문제를 놓고 이르면 22일에 다시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WSJ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발표하면서 파키스탄을 맹공격했다. 또 올해 벽두부터 파키스탄이 미국으로부터 해외원조를 받으면서, 미국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1일 트위터에 "파키스탄이 수십 억 달러의 해외 원조를 받으면서 미국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한느 글을 올렸다. 이어 "미국은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 달러(약 35조559억원)을 지원했지만 우리의 지도자들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묘사했으며 우리에게 한 것은 거짓말과 속임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파키스탄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추적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며 "우리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라고 일갈했다.

 파키스탄이 강력 반발하면서 외교 갈등이 빚어졌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미군 장비 구매를 위한 2억5500만 달러 외에는 파키스탄에 추가 보안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로비가 성공해서 국제테러자금 감시 명단에 파키스탄이 올라가면 당장 테러자금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더라도 은행, 다른 대출기관, 국제 기업들이 파키스탄과 사업을 하는 것을 재고할 수 있다.

 파키스탄을 국제테러자금 감시 명단에 올리려는 미국의 노력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지지하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회의는 2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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