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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휩싸인 연극계 반성 잇따라 "성폭력 재발 방지 노력"

등록 2018.02.22 18: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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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명행, 연극배우. 2018.02.12.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행, 연극배우. 2018.02.12.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 하겠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연극계 메인 스트림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로의 대표적인 연극 브랜드 '연극열전'의 허지혜 대표는 22일 연극열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이명행이 상습적인 성추행을 저질러온 사실을 인지한지 못한 채 캐스팅했다. '프라이드' 공연 중에도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명행이 스태프에게 성추행을 가한 사실이 알려진 뒤 그가 지난해 출연한 작품이자 연극열전 대표작 중 하나인 연극 '프라이드' 제작사에 대한 입장 표명 요구가 일부에서 불거진 바 있다.

허 대표는 이명행의 성추행이 '프라이드' 공연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이명행의 스킨십이 과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걸 이유로 "지금 공연계가 처한 이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썼다.

이에 따라 성폭력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허 대표는 "연극열전은 2018년부터 진행되는 모든 작품의 계약서에 성폭력 예방 관련 조항을 기재하도록 준비 중"이라면서 "작품 상견례 혹은 첫 연습일에 해당 교육 또는 이에 준하는 공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이 극단에서 진행한 '2017년 한민족디아스포라전 - 용비어천가'를 연출한 배우 겸 연출가 오동식의 폭행 건에 대해 SNS에서 질의를 준 트위터리안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단체에서도 이 전 감독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02.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단체에서도 이 전 감독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02.19.  [email protected]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전 예술감독의 기자회견 리허설과 성폭행을 폭로한 내부자인 오동식은 '용비어천가'를 연출하면서 조연출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국립극단은 "사건 발생 당시 즉각 조연출과 연출을 분리하고, 사건의 경위를 파악했으며, 다음날 조연출과 모든 배우·스태프들에게 공개 사과하도록 조치했다"면서 "해당 조치는 연출가 본인의 잘못을 모든 배우·스태프 앞에서 시인하도록 해 해당 사건을 공개적으로 처리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립극단은 "폭력, 성폭력 등을 포함한 인권 침해와 관련된 사건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리고 사건 발생 시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이 극단에서 작품을 연출하던 중 스태프를 성추행한 사건 이후 연출·스태프는 물론 배우들과 체결한 계약서에 성 관련 문제를 일으킬 경우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국립극단은 연극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항들과 관련한 입장문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단체에서도 이 전 감독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02.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단체에서도 이 전 감독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02.19.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한국연극평론가협회도 전날 성명을 내고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폭력적 관행에 무감했던 점, 피해자들의 상처와 불이익에 무지했던 점, 작품의 결과만을 평가하고 제작현장의 비윤리적 행태에 둔감했던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

"비평의 펜이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방기한 채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편에 선 꼴이 됐다"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를 되돌아본다"는 것이다. 성추문에 휩쓸린 이윤택 전 감독과 오태석 극단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 대표는 비평가들에게 호평 받은 대표적인 연출가들이다.

한편, 연극계 내부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반쪽사과를 한 이 전 감독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오 대표에게 진정한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연희단거리패의 추행을 폭로한 배우 홍선주의 남편인 변진호 뮤지컬 끼리프로젝트 대표는 페이스북에 "연극이라는 가면 뒤에 숨지 말고 진정성 있게 사죄하고 처벌 받으시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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