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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1 아티스타 19] 버려진 물건으로 만든 만화경같은 삶...원동민 작가

등록 2018.02.22 17: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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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원동민, 반짝, 2012, Digital print, 100x100㎝

【서울=뉴시스】 원동민, 반짝, 2012, Digital print, 100x100㎝


【서울=뉴시스】 “모든 사물은 각자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삶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원동민 작가(35)는 일상 속 평범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버려진 물건은 그에게 가장 흥미로운 대상이다. 한때는 누군가의 소유물이었지만 버려지고 잊혀가는 것들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대에서 ‘삶의 부산물’들은 늘어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러한 것들을 보며 ‘삶이 사라지는 순간이 삶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려지고 잊혀져 가는 ‘삶의 부산물’들을 본 그는, 그 의미를 방관하거나 퇴색시키기보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자 이를 꽃의 이미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작품은 매우 독특하다. 확대된 눈꽃송이 같기도 하고, 화려한 기하학무늬 같기도 하다. 그가 작업의 주제로 삼은 특정한 물건이 보이기 보다는 반복적인 형태만이 돋보인다.

작업은 만화경의 원리에 기반을 둔다. 만화경은 특정 부분을 비춰 거울의 반사 작용을 이용해 이미지를 새롭게 재구성한다. 이때 반사되는 이미지가 하나의 무늬처럼 반복되며 신비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서울=뉴시스】 원동민, Life is…, 2011, Digital print, 50x50㎝

【서울=뉴시스】 원동민, Life is…, 2011, Digital print, 50x50㎝


그의 작업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먼저 원하는 것을 사진으로 촬영한 뒤, 이미지를 분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그가 원하는 특정 부분의 이미지를 추출해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치면 화려한 기하학무늬가 완성된다.

이미지를 조합하는 작업 과정에서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미지의 대비효과이다. 그는 이를 ‘틈’이라고 표현한다.

“멀리서 보았을 때의 이미지와 가까이서 보았을 때의 이미지 충돌이 클수록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들이 강력해집니다.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생각의 틈’을 만들어냅니다.”

관람객에게 생각의 공백을 주고 잠시 쉬어 가게 하고 싶은 그의 의도가 담겨있다. 그는 이를 동양화의 여백의 미와 비교하였는데, 단순히 쉬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이 들어있다는 점이 다르다.

“찰리 채플린의 격언 중에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 작품 역시 때론 멀리서, 때론 가까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뉴시스】 원동민, 功-空-0(공공공)(평행), 2016, Digital print, diasec, 40x50㎝, Ed. of 10

【서울=뉴시스】 원동민, 功-空-0(공공공)(평행), 2016, Digital print, diasec, 40x50㎝, Ed. of 10


일상에서 접하는 요소들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재조합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작가는 최근에는 영수증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영수증 안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하루에도 적게는 한두 장, 많으면 십 여장의 정보가 모여 제 일거수일투족을 담고 있죠. 이는 제 삶을 증명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해요.”

영수증에 있는 수많은 숫자를 보며 자신의 삶을 살펴보게 된 그는 영수증을 모아 공을 만든다. 공 작업은 수행의 과정처럼 더디고 느려 진행속도가 잘 나지는 않지만, 그는 이 작업을 완성해 개인전을 열 계획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들로 시작하지만, 작품은 단순한 일상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가 선택한 소재들은 사회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일상 속 소재들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하는 작가는 앞으로도 더 많은 소재들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좀 더 확실한 소재들을 활용하여 큰 ‘틈’을 만들어 관람자에게 질문하고 싶어요. ‘당신의 생각은 어떠십니까?’라고요.”

【서울=뉴시스】 아트1, 원동민 작가

【서울=뉴시스】 아트1, 원동민 작가


작가 원동민= △건국대학교 회화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 회화학과 수료했다. 개인전 3회를 열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 온라인 마켓'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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