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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상 초유 '제살깎기'…7개월새 검사 20여명 수사

등록 2018.02.23 11: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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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7.07.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7.07.25.  [email protected]


감찰부, 검사 2명 구속청구…6~7명 수사 대상
성추행 조사단에서는 부장검사 1명 구속기소
강원랜드수사, 前춘천지검 검사 등 여럿 조사
지난해 국정원 파견검사들과 이영렬 등 기소

【서울=뉴시스】표주연 오제일 기자 =검찰이 사상 초유의 제 식구 수사에 나섰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 7개월 여만에 수사선상에 오른 검사들이 2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3명은 이미 구속됐다. 현재 수사 대상인 검사들이 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속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고검 감찰부(부장검사 이성희)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 등은 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전방위적 동시다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우선 전날 서울고검 감찰부는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전 서울서부지검 소속 추모 검사와 전 남부지검 소속 최모 검사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던 최인호 변호사에게 수사 기록 일부를 넘겨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서부지검에서 공군비행장 소음 배상금 횡령 등 혐의, 남부지검에서 주가 조작 혐의 등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들 외에도 이 사건에 연루된 검사 다수가 수사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과, 최 변호사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6~7명이 이미 감찰부의 조사를 받았거나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진상조사단은 지난 21일 부하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된 김모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김 부장검사는 과거 여성 부하 직원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태근 전 검찰국장도 서지현 검사 폭로 관련 조사대상에 올라있다. 조사단은 법무부 인사기록을 검토하며 서 검사의 인사발령 및 사무감사에 관여한 검찰 관련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안 전 국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이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전 춘천지검 소속 검사들을 대거 수사 대상에 올린 상태다. 전날 수사단은 춘천지검장이었던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 사무실을 비롯해 전직 춘천지검 부장·차장 등 검사 6명에 대해 압수수색를 벌였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외압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 직속 상관 이영주 춘천지검장과 당시 수사상황을 잘 알고 있는 박계현 서울고검 검사 등이 포함됐다. 수사단은 최 남부지검장이 춘천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강원랜드 수사를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계속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와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1.3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와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1.31. [email protected]


 지난해에는 국정원 파견검사였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가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2013년 국정원 현안 TF 소속으로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가짜 사무실을 마련하거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증거 삭제, 허위 증언을 시킨 혐의 등을 받았다. 이들과 같은 혐의로 수사대상이 됐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는 구속 심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외에도 사건 관계자와 부적절한 교류를 한 혐의 등으로 감찰조사를 받던 정승면 김천지청장도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였던 지난해 5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은 '돈봉투' 만찬을 벌였다가 좌천된 뒤 스스로 옷을 벗었다. 이후 이영렬 전 지검장은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현재 2심이 진행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며 "내부에서는 이미 난파선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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