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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펫숍 떼죽음 100마리 넘어서…생존 개들도 속속 폐사

등록 2018.02.26 11:06:40수정 2018.02.26 11: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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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13일 천안 소재의 한 팻숍 2층에서 발견한 개 사체의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영상 캡처)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13일 천안 소재의 한 팻숍 2층에서 발견한 개 사체의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영상 캡처)

79마리 몰살 펫숍에서 생존한 70여마리 구조
각종 전염병 걸린 상태서 20여마리 추가 사망
병 옮길까봐 병원 입원·보호센터 입소도 안돼
"전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끝까지 최선"
펫숍 업주 "죽일 놈이지만 기회 달라"…봉사 중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반려동물을 관리하고 판매하는 한 펫숍에서 79마리의 개가 몰살한 사실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준 가운데, 발견 당시 생존해있던 개들도 이후 20여 마리가 추가로 죽어 폐사한 개는 총 100마리가 넘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생존 개들은 전염병 등으로 상태가 매우 위독한 데도 동물병원이나 보호센터로 옮겨질 형편이 안 돼 해당 펫숍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

 남은 개들을 관리 중인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 동아이 김대훈 국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3일 발견해 구조했던 72마리 중 현재 40여 마리 정도만 살아있다"고 밝혔다.

 동아이에 따르면 생존해 있던 개 중 23마리가 이미 파보(구토·설사·혈변을 일으키며 장염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홍역, 코로나 바이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중 한 가지 이상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13일 발견 당일 한 마리가 죽은 것을 시작으로 10여 일만에 20여 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세 가지 질병 모두 공기 중에 전염되는 전염병"이라며 "잠복기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병든 개들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염병에 노출된 상태이긴 하지만 병원 입원이나 보호소 입원은 어렵다. 공기로 전염되는 병이라 다른 개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현재 한 수의사의 배려로 단 두 마리만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질병 양성 반응을 보인 개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사정이 안 되는 탓에 개별적으로 케이지에 넣어 대부분 펫숍에서 그대로 보호하고 있다. 세 가지 질병 모두에 양성 반응을 보인 개들은 폐쇄된 케이지에 따로 격리 조치했다.

 김 국장은 "우리가 어떻게든 개들을 살려보려고 치료행위를 하고 있지만 이미 전염병에 걸리거나 노출된 상태"라며 "사실 개들이 전부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펫숍에 있던 개 총 150여 마리 중 100마리 이상이 사망한 이런 참극 속에서도 작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김 국장은 "파보 바이러스와 홍역, 코르나 바이러스에 모두 양성 반성을 보인 개가 살아있는 경우도 있다"라며 "당시에 바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아이들을 보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까지 노력해 아이들을 보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동물자유연대 회원들이 '펫숍 79마리 방치 치사사건 고발 및 반려동물 영업규정, 관리·감독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펫숍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반려동물산업육성법 제정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2018.02.2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동물자유연대 회원들이 '펫숍 79마리 방치 치사사건 고발 및 반려동물 영업규정, 관리·감독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펫숍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반려동물산업육성법 제정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2018.02.20. [email protected]

한편 경찰 조사를 받은 40대 업주는 매일 펫숍에 출근해 가게를 청소하거나 개들의 배변을 정리하는 등 자원봉사자들을 돕고 있다.

 김 국장은 "업주가 스스로 '내가 죽일 놈인 것을 안다'라면서 '어떻게든 남아있는 개들을 살려보고 싶다'고 요청해왔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살아있는 개들을 보호하는 것이고 보호소 사람들도 펫숍에 24시간 상주할 수 없기에 업주가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13일 충남 천안 소재 한 펫숍에서 파양견 보호와 입양을 명목으로 돈을 받고도 방치해 죽게 한 현장을 확인,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업주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동물보호법은 처벌 규정이 약하지만 이번 사건은 행위가 중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이례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업주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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