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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금메달 못땄다면 그게 곧 이변···매스스타트 원맨쇼

등록 2018.02.24 23: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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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금메달 못땄다면 그게 곧 이변···매스스타트 원맨쇼

【강릉=뉴시스】 스포츠부 = 이승훈(30·브라보앤뉴)은 한마리 황새였다. 과장하자면, 뱁새들과는 차원 자체가 달랐다.

이승훈은 24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다. 60점을 따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에서부터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의 남자 첫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승훈, 금메달 못땄다면 그게 곧 이변···매스스타트 원맨쇼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의 강력한 우승후보가 바로 이승훈이었다.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챙겼다. 올시즌에도 금메달 2개를 거두면서 세계정상을 달렸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실전 점검을 마친 뒤 "매스스타트는 자신 있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2009년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뛰다가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로 전향한 이승훈에게 맞춘 듯한 종목이 매스스타트다. 5000m, 1만m를 소화하는 이승훈에게 6400m를 뛰어야 하는 매스스타트의 거리는 부담스럽지 않았다. 쇼트트랙에서 익힌 페이스 조절과 전략 수립 능력은 이승훈의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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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은 쇼트트랙과 장거리 훈련을 병행하면서 끊임없이 기량을 끌어 올렸다. 5000m는 체력 향상, 쇼트트랙은 코너워크 향상을 위한 훈련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매일 4시간씩 스케이팅 훈련을 했고, 지상 훈련까지 더하면 하루 7시간을 훈련에 매달렸다.

유능한 데다가 성실성까지 갖춘 이승훈을 능가할 수 있는 선수는 평창에 없었다. 준결승에서 2번째 포인트 구간인 8번째 바퀴에서만 힘을 낸 뒤 체력을 비축했다. 이어 결승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총 16바퀴를 돌아야 하는 경기에서 이승훈은 14바퀴까지 뒤로 처진 채 기회를 노렸다.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면서 앞으로 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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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서는 쇼트트랙 훈련을 통해 가다듬은 코너워크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직선 코스로 나와서는 스퍼트, 앞서 달리는 선수들을 하나씩 제쳤다. '황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도 인정한 이승훈의 스퍼트의 진가가 새삼 드러난 장면이다.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 이승훈은 뒤따르는 선수들을 점점 더 멀리 떼어놓았다. 여유롭게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완벽'이라는 단어에 딱 들어맞는 예술급 레이스였다.

이승훈, 금메달 못땄다면 그게 곧 이변···매스스타트 원맨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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