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朴, 특활비 국가운영에 안 쓰고.…배신감 느껴"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구속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3.15 [email protected]
朴, 특활비 차명폰·의상실 사용 의혹 제기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정원장들이 "국가운영에 쓰일 줄 알았다", "뇌물로 준 것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15일 남재준(73)·이병기(71)·이병호(78) 전 원장 등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손실) 등 혐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전직 국정원장들이 출석했다. 이들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혐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병기 전 원장은 "그렇게 올려드린 부분(특활비)이 제대로 된 국가 운영에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저는 조서에도 썼지만 배신감까지 느낄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법정에 앉게 된 점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모든 것은 국가예산 사용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서다. 반성하고 기꺼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구속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3.15 [email protected]
이어 "대한민국이 얼마나 엉터리 나라면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뇌물을 바치는 나라겠냐"고 개탄하며 "범죄 혐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피고인들은 국정원 특활비를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로 준다거나, 국정원 사업목적 외 사용으로 국고를 손실할 의사가 없었다고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너간 국정원 특활비는 차명폰, 의상실 비용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 용처를 규명하려고 했으나 조사는 거부됐다.
전직 국정원장들은 재임 기간 매월 5000만원 또는 1억원씩 모두 36억 5000만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의혹을 받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11월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재소환되고 있다. 2017.11.19. [email protected]
이병기 전 원장은 국정원 예산 편의를 대가로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특활비 1억원을 지급하고, 조윤선(51) 전 정무수석에게 활동비로 총 45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병호 전 원장은 2016년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내 친박 인사 당선을 위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불법 여론조사 비용으로 5억원을 전달, 특정 정당을 지원한 국정원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