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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이스하키, 이탈리아에 짜릿한 승리 첫 銅 쾌거

등록 2018.03.17 14: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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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이스하키, 이탈리아에 짜릿한 승리 첫 銅 쾌거


종료 3분여 남기고 결승골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대한민국 장애인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이탈리아와 동메달결정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이탈리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캐나다의 벽을 넘지 못한 대표팀은 까다로운 상대인 이탈리아를 맞아 마지막 메달의 희망을 걸고 한 판 승부를 펼쳤다.

이탈리아는 2014년 소치 패럴림픽 때 한국의 준결승 행을 가로막았다. 한국으로서는 4년전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패럴림픽 사상 아이스하키 첫 메달을 손에 넣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역대 7승 9패의 상대 전적이 말해주듯 양팀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1피리어드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비록 골로 연결하진 못했지만 유효슈팅 4개로 이탈리아(유효슈팅 2개)을 밀어 붙였다.

2피리어드 초반에도 한국의 공격은 계속됐다. 이탈리아는 역습을 시도하며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진 가운데 2피어리드 7분 47초를 남기고 이탈리아의 기습적인 슈팅을 골리 이재웅이 본능적으로 잡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피리어드 들어 이탈리아에 다소 밀리는 듯 했지만 한국의 수비는 견고했다. 종료 3분여를 남겨 놓고 0-0의 균형을 한국이 깼다.

이종경의 패스를 받은 정승환이 빠른 스피드로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골문 뒤쪽으로 퍽을 컨트롤 한 정승환이 달려 들어오는 장동신에게 연결했다. 자로 잰 듯 한 패스를 받은 장동신은 방향만 바꿔놓으며 이탈리아의 골문을 열었다.

동메달까지 3분여를 남겨 놓고 선수들은 이탈리아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저지했다. 이탈리아도 마지막까지 동점을 노렸으나 이날 경기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대한민국의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감격적인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관중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이 쏟은 땀과 열정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소치올림픽 직전 폐암으로 아버지를 잃은 정승환은 아버지 영전에 패럴림픽 메달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주장 한민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 마지막 경기에서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테랑 이종경은 14세 연하 신부에게 결혼 반지와 함께 메달 프러포즈를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장애인 아이스하키 역사는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연세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척수장애인이었던 고(故) 이성근 감독이 1998년 일본으로부터 썰매를 기증받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강원도청은 국내 유일한 실업팀이다. 등록선수는 채 100명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척박한 환경에서 패럴림픽 3위라는 값진 성과를 일궜다.

2012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냈을 당시 투혼을 그린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우썰탄)가 최근 개봉된 가운데 대표팀은 평창에서 '우썰탄' 2탄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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