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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 히에로니무스 보스, 무대서 부활

등록 2018.03.19 08: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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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보스 드림즈'. 2018.03.19. (사진 = Per-Morten-Abrahamsen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보스 드림즈'. 2018.03.19. (사진 = Per-Morten-Abrahamsen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미술사상 가장 신비로운 인물로 손꼽히는 네덜란드의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의 그림들이 애니메이션과 애크러배틱을 통해 무대 위에서 생생히 살아난다.

캐나다의 서커스 단체 '세븐 핑거스(The 7 Fingers)'와 덴마크의 극단 '리퍼블리크(Republique)', 그리고 프랑스의 비디오 아티스트 앙쥐 포티에가 협업한 공연 '보스 드림즈'가 오는 4월 6~8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보스는 15세기의 작가이나, 20세기 초현실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줬다. 특이한 색채와 기괴한 그림체로 천국과 지옥, 인간의 욕망과 타락 등을 표현했다.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작품 또한 동시대 다른 화가들의 경향과 뚜렷한 차이가 있어 미술 역사상 가장 신비에 싸인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통한다. '보스 드림즈'는 보스가 살았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화가의 삶과 작품에 숨겨진 에피소드들을 무대 위에 펼쳐 놓는다.

'보스 드림즈'는 보스의 서거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보스 재단이 의뢰했다. 2016년 9월 덴마크에서 초연된 후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을 투어했다. 특히 2017년 12월에는 파리의 라 빌레트 야외 무대에서 3주간 1만명을 끌어모았다.

'보스 드림즈'에는 '쾌락의 정원' '건초수레' '일곱 가지 죄악과 사말' '바보들의 배' 등 보스의 대표적인 그림들이 등장한다. 이중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쾌락의 정원'은 15세기께 그려졌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색감과 복잡한 구성, 기이하고 독특한 생명체들로 가득한 세 폭 제단화(Triptych)다.

오늘날까지도 미술사가들의 해석이 가장 분분하게 갈린다. 천국과 지상, 지옥으로 보이는 배경 속에 커다란 딸기를 나눠 먹는 나체의 인간들, 조개껍질 속에 담겨 운반되는 생명체, 땅과 하늘을 가득 채운 괴물과도 같은 상상 속 동물 등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작품 속에서 스크린 속 보스의 그림이 애니메이션으로 변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애니메이션은 다시 무대 위의 배우와 세트와 겹쳐진다. 독특한 분장을 한 배우들은 저글링, 핸드 밸런싱, 트라피즈 등의 서커스 기술을 활용한다.

세븐 핑거스 연출 사무엘 테트로는 "보스가 단순한 화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게 중요했다. 그는 환상적인 세상, 외설적인 괴물과 날아다니는 생명체를 그렸다. 이런 이미지를 현실 세계로 가져올 방법은 서커스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보스 드림즈'에는 보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더 도어스(The Doors)'의 보컬 짐 모리슨이 캐릭터로 등장한다. 모리슨은 보스의 그림 '바보들의 배'에서 영감을 받은 동명의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스 드림즈'의 이번 내한은 첫 번째 아시아 투어의 하나다. 홍콩아트페스티벌과 마카오문화센터에서 공연했고, 한국에서는 서울 공연 전에 30~31일 대전예술의전당, 4월3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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