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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천하 열렸다…'新권위주의'로 자유민주주의 위기

등록 2018.03.19 10: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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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환영 만찬이후 열린 회담에서 북핵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연관해 지속적으로 공조하기로 했다. 2017.07.04 

【모스크바=AP/뉴시스】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07.04

美 트럼프, 유럽 포퓰리즘 바람 속 신권위주의 부상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구 집권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4선을 확정하면서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 가치가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구 가치의 선봉장 역할을 해 온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에 빠져들고, 유럽 역시 브렉시트와 극우 포퓰리즘 득세로 바람잘 날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민주주의를 지킬 것인가"라는 의문이 떠오르고 있다.

 노르웨이의 사회정치학자 스타인 린젠 옥스포드대학 명예교수는 18일(현지시간) 시사잡지 '해밀튼 스펙테이터' 기고글에서 국제 질서의 힘이 중국, 러시아 같은 공격적인 권위주의 국가로 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린젠 교수는 전체주의의 성공을 추구하는 '붉은 황제' 시진핑이 이미 중국 내부 통제력을 확보하고 갈수록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 그저 중국에 경의를 표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경우 중국 반체제인사 류사오보를 옹호하다가 중국과의 국교 단절 위기에 놓인 이후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며 그린피스, 세계자연보호기금(WWFN), 국제보호협회(CI) 등 국제단체들도 중국 눈치를 보며 중국의 남중국해 환경 파괴를 묵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 '침묵'을 요구할 뿐 자국의 정치적 모델을 강요하지 않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구축한 중국 공산당 정권의 응징을 피하고 이들과 협력하려면 중국 비판은 금기시된다고 설명했다.

 푸틴의 경우 시 주석처럼 완벽한 러시아 통치는 어렵겠지만 민주주의 국가들을 방해하고 혼란을 조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푸틴 정권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민주주의 훼손 작업을 지속 중이라고 린젠 교수는 비판했다.

 린젠 교수는 자유 세계의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자의 면모를 과시하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에 맞서기는 커녕 이들을 칭송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역시 영국의 EU 탈퇴와 포퓰리즘으로 불안한 민주주의의 연합체가 돼 버렸다며, 에너지 의존율이 높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졌고 중국에 대해선 무역과 자본 이익을 위해 다른 문제를 제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폴란드, 헝가리, 체코 같은 아직 민주주의 기틀이 부족한 중부 유럽 국가들마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1당 독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며, 자유보다는 권위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호주와 뉴질랜드 등의 국가들도 정치와, 미디어, 대학 교육 영역이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들었다며 이들 정부는 미국, 유럽 같은 우호국들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무관심에 방치돼 있다고 평가했다.

 린젠 교수는 자유에 대한 방어가 어느 때보다 긴요한 때이지만 서방이 자기 회의 속에 표류하고 있다며, EU는 불안정에 빠져 분열됐으며 미국은 편협한 자기 이익에 빠져들며 권위주의 국가들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러시아가 서구가 규정하는 자유 선거의 기준을 충족하진 못하겠지만 30년 전 소련 붕괴 이후 전 세계를 휩쓴 자유주의 희열은 명백히 후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강력한 지도부가 국가 발전을 위해 비민주적 방식으로 통치하는 '신 권위주의'(Neo-authoritarianism)가 다시 득세하고 있다며, 이들은 강력한 중앙 리더십만이 내부 갈등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고 개발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투데이(RT)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지지를 바탕으로 압승을 거뒀음에도 서구 매체들은 미리 써 놓은 마구잡이식 보도로 러시아를 소련 시절과 비교하고 권위주의를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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