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대만 국민당 독재정권에 저항 작가 리아오 타계

등록 2018.03.19 10:18:0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대만 국민당 정권에 저항한 작가 리아오

대만 국민당 정권에 저항한 작가 리아오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대만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과 국민당 정권을 비판해 투옥됐던 유명 역사학자이자 정치가, 작가인 리아오(李敖)가 타계했다고 중국시보(中國時報)와 자유시보(自由時報) 등이 1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015년 7월부터 뇌종양을 앓아온 리아오가 전날 오전 10시59분 타이베이(台北) 시내 룽민(榮民) 총의원에서 향년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리아오는 그간 강인한 투병 의지로 여러 차례의 위기를 넘겼지만 작년 10월 폐렴으로 입원하고서 뇌종양 증세가 악화했으며 2개월 전부턴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다가 끝내 눈을 감았다.

1935년 4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서 태어난 리아오는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주한 국민당군을 따라 가족과 함께 대만으로 넘어왔다.

대만대학 법률학과에 입학했다가 자퇴한 후 다시 역사학과에 들어가 역사학을 전공하고 1959년 졸업했다.

어려서부터 글재가 뛰어났던 리아오는 대만대학 역사학과 재학 3학년 때부터 반정부적인 글을 잡지에 투고 했다.

그는 졸업 후 장교로 복무하면서도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고 국민당 독재정권을 비판하며 언론자유를 촉구하는 문장을 연달아 발표했다.

1971년 3월 장제스 전 총통과 집권당 국민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5년8개월간 복역하고 1976년 11월 풀려났다.

리아오는 청조 말기 세태를 그린 소설 '북경법원사(北京法源寺) 등 100여 권의 저서를 펴냈다. 2000년 '북경법원사'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0년 대만 총통 선거에 신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투표 며칠을 앞두고 다른 후보 쑹추위(宋楚瑜) 지지를 선언했다.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나갔지만 낙선하고 2004년에는 무소속으로 입법원 선거에 입후보해 당선했다.

홍콩 펑황(鳳凰) TV에서 토크 프로그램 사회를 보기도 한 리아오는 박학과 거리낌 없는 언변으로 '광인(狂人)', '기재(奇才)'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리아오의 부음에 그가 용감하게 권위에 맞선 작가라며 강권에 항쟁하며 부단히 남긴 수백만자의 문장은 영원히 대만사회의 귀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행정원 쉬궈융(徐國勇) 대변인도 리아오와 라이칭더(賴淸德) 행정원장이 과거 입법위원 동료로서 일한 시절을 떠올리며 그의 타계에 심심한 애도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