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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만에 검찰 재출석 안희정…"합의된 관계" 적극 소명

등록 2018.03.19 1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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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3.1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3.19. [email protected]

넥타이 매지 않은 정장 차림, 9일엔 남색 롱패딩 차림
결연한 표정으로 포토라인 "합의에 의한 관계라 생각"
자신의 혐의에 대해 말 아끼던 첫 출석 때와 대조적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자신의 비서와 싱크탱크 연구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19일 취재진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자진 출석 후 열흘 만이다.

 안 전 지사는 검찰이 소환을 통보한 시각인 오전 10시께 서울서부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흰 셔츠와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지난 9일에는 남색 롱패딩 차림이었다.

 그는 다소 결연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서서 "다시 한 번 모든 분께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앞선 검찰 출석에서 취재진에게 혐의에 대해 말을 아낀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소명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그는 첫번째 검찰 조사를 끝내고 김씨에 대해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 열심히 일 했던 제 참모였다.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해 미안하다"면서도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후 변호인단을 통해 '강압이 없는 남녀간 성관계였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와는 관계가 없다' 등의 입장이 나왔지만 안 전 지사가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청사 앞은 지난번 안 전 지사가 기습적으로 자진 출석했을 때 취재진과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것과 달리 다소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9일에는 안 전 지사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처음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200명 정도의 인파가 청사 앞에 몰렸다.

 이날도 검찰청사 현관 앞에 취재진이 빼곡히 자리잡고 안 전 지사의 모습을 잡으려는 카메라들이 곳곳에 섰으나 모여든 시민들은 확연하게 줄었다.

 또 시민단체 활빈단 관계자가 등장해 '성폭행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엄벌'이란 피켓을 들고 항의했을 뿐 첫번째 조사 때와 달리 거친 욕설을 퍼붓는 시민은 없었다.

열흘 만에 검찰 재출석 안희정…"합의된 관계" 적극 소명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3)씨와 더연 직원 A씨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김씨가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지 나흘 만인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한정적으로 조사가 이뤄진데다 두번째 폭로자 A씨도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검찰은 재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재소환에 앞서 A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진행했다.

 김씨와 A씨를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지난 16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A씨를 불러 조사했다.

 전성협 관계자는 "A씨는 각각 16시간, 10시간 걸친 조사에서 차분하게 피해자 진술을 잘 마쳤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안 전 지사가 위계나 위력을 행사해 성관계를 강요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와 A씨는 공통적으로 권력관계에서 일어난 성폭력이라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은 강압이 없는 남녀간 애정행위였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두번째 조사를 마친 뒤 조사 내용 검토를 거쳐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지난 6일 "안 전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4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했다"며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A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2015~2017년 총 7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지난 14일 검찰에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더연은 안 전 지사의 주도로 설립된 싱크탱크로, 안 전 지사가 2010년까지 초대 연구소장을 지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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