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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외대 유명 '중동 전문가' 교수, 미투 폭로에 사퇴

등록 2018.03.19 11:49:21수정 2018.07.05 19: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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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중동 전문가'로 손꼽히던 교수가 상습적인 성추행을 해왔다는 의혹이 일자 결국 교수직을 내려놨다.

 A씨는 19일 새벽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에 2008년 중동·아프리카어과 S(52)교수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의 글에 따르면 S교수는 밥을 사주겠다고 불러 "모텔에 가자"고 했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구석진 주차장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S교수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밥을 먹자고 불러냈으며 A씨가 '아내와 자녀가 있는 분이 왜 이러시냐'고 거부하자, "아내가 아프다, 어딜 가서 집에 없다. 무척 외롭다"며 하소연을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에 따르면 S교수는 특히 학부의 MT자리에서 A씨를 껴안고 입 맞추려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 A씨는 역시 '왜 이러시냐'고 밀치며 거부했는데도 S교수는 막무가내로 성추행을 계속했다. 이밖에도 S교수는 A씨를 교수 사무실로 불러 문을 잠그고 껴안거나, 논문을 봐주겠다며 신체를 밀착하는 등 상습적인 성추행을 해왔다.

 A씨는 "S교수는 과에서의 영향력도 컸고, 학교에서도, 사회적으로도 꽤 유명한 사람이라 제가 상대하기엔 너무 벅찬 위치에 있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S교수는 19일 교수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대학원생들에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신저를 통해 "학교를 떠납니다. 여러분들 책임지지 못해 죄송합니다.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건승하세요. 먼 훗날에 뵙겠습니다"라고 전한 뒤 단체 SNS 채팅방을 나갔다.

 방송 및 강연 일정 등으로 연락하던 관계자들에게도 "일정을 가지 못하겠다. 교수직을 사퇴했다. 자세한 건 말 못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확인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성추행 폭로글이 게시된 것은 파악했지만 S교수가 사퇴했는지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S교수는 언론사 중동 특파원을 역임한 중동 지역전문가로 방송, 라디오 등에 자주 출연해 학계 유명인사로 손꼽혀 왔다.

 앞서 17일 같은 대학 B교수는 한 제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A교수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교수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사망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외대 대나무숲에는 B교수가 한 제자에게 "벚꽃 행사에 남자친구랑 자러 간 거냐. 벚꽃을 보러 간 거냐", "남자랑 옷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냐"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이후 다른 제자도 성희롱적 발언을 상습적으로 들어왔다고 추가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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