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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한예술단 공연...K팝 향연·과거 감동 재연할 듯

등록 2018.03.20 19: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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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3.2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3.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남한예술단 평양 공연의 라인업은 역대급 대중음악 스타들의 진용이자, 민간의 활발한 교류을 위한 안성맞춤 발판으로 풀이된다.

남북은 2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관련 실무접촉을 진행해 공연 일시, 장소, 출연진 등을 확정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오는 31일부터 4월3일까지 평양 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2회 진행하기로 했다.

 160여명 규모의 남측 예술단이 파견된다. 이날 발표된 예술단 명단에는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이선희·최진희·윤도현이 이끄는 YB·백지영·정인·알리·걸그룹 '레드벨벳'서현 등 총 9팀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대중과 공감대를 크게 형성한 남한을 대표하는 가수들로 진용을 짜 북한 대중에게도 큰 호소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듀서 겸 작곡가 윤상 음악감독의 혜안이 반영됐다는 평이 많다.

 
【서울=뉴시스】 조용필, 가수 2018.03.20. (사진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용필, 가수 2018.03.20. (사진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과거 평양 무대 오른 거장 가수들…과거 감동 재연

 명단 중에서는 우선 조용필을 비롯 최진희, 이선희 그리고 YB가 가장 눈길을 끈다. 이들은 과거에 평양에서 마련된 남한예술단 무대에서 감동을 선사한 이들이다.

특히 조용필은 지난 2005년 8월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조용필 평양 2005'를 열어 객석을 꽉 채울 정도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당시 이 콘서트의 마지막에서 울려 퍼진 '홀로 아리랑'을 북한 관객 대다수가 따라 부른 일화는 지금까지 회자된다.

이날 조용필은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를 통해 "13년 전 평양 콘서트 때 관객들이 나에게 준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평양 공연도 음악을 통해 남북이 교감하는 따뜻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으로 세 번째 평양에서 공연하게 된 최진희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그녀는 1999년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평화친선음악회', 2002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에 출연했다.

최진희는 북한에서 인기가 많은 대표적인 남한가수다. 북한의 음악교과서에도 수록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랑의 미로'는 작곡가 김희갑의 대표곡 중 하나로, 최진희를 톱스타 반열에 올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최진희는 'MBC 평양 특별공연'에서 이 곡을 불렀었다.

【서울=뉴시스】 최진희, 가수 2018.03.20.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희, 가수 2018.03.20.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최진희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다시 북한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서 "기쁘고 설레요. 여기서 (남북관계가) 더 발전돼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선희도 평양 공연이 두 번째다. 지난 2003년 평양에서 진행된 SBS 통일 음악회 무대에서 '아름다운 강산', 'J에게' 등을 불러 호응을 얻었다. 선곡 작업에 돌입한 이선희는 이날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뜻깊은 공연에 함께하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윤도현은 직접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며 이날 가장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YB가(윤도현아님) 16년만에 다시 평양에서 공연을하게 됐다"면서 "남한의 '놀새떼' 가 다시 로큰롤(Rock'n Roll) 하러 갑니다 가슴 뜨겁고 신나는 무대로 남과북이 음악으로 하나되는 무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YB는 윤도현밴드로 활약하던 당시인 2002년 'MBC 평양 특별공연'을 통해 평양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윤도현은 "그동안 만든 YB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곡 중에서 이번엔 '1178'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윤상 감독은 이날 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참여 가수들에 대해 "북에서도 '최고의 가수'라는 명칭을 갖고 있을 만큼, 이념과 체제와 관계없이 오랜 시간 가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분들"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방북 공연이 없었던) 10년 사이에 우리가 사랑했던, 또 북에서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아티스트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레드벨벳, 걸그룹. 2018.01.28. (사진 = SM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레드벨벳, 걸그룹. 2018.01.28. (사진 = SM 제공) [email protected]


◇디바들의 향연 & K팝 스타

 이날 또 눈에 띄는 라인업은 백지영·정인·알리, 이른바 디바 3인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이들이다. 특히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발라드와 R&B 등 감수성 어린 곡들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빼어나다. 이런 점이 북한 대중에게도 강한 인상을 안길 것으로 판단된다. 모두 이번에 처음 북한에서 공연한다는 점에서 가수 본인들의 감동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명단 중 남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레드벨벳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이들은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동시에 차세대 K팝 걸그룹을 대표하는 팀으로 통한다. 특히 개성 강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댄스, R&B를 오가는 팀 콘셉트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소녀시대, 최근 인기를 누리는 트와이스에 비해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진다.

이날 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남한 기자들이 팀 이름에 '레드'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북한 측이 의문을 갖지 않았냐는 질문을 할 정도다. 하지만 세련된 음악과 뛰어난 패션 감각 등이 현지 젊은 층에서 크게 화제가 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시대 멤버인 서현의 이번 합류는 예상됐다. 서현은 현송월단장이 이끈 삼지연관현악단의 지난달 서울 국립극장 공연에서 깜짝 등장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소녀시대 멤버 전체가 평양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지만 삼지연관현악단의 답방 형식의 공연인 만큼 서현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시대 멤버 8명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이번 대중음악 중심의 남한예술단 구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북한에서 공연하는 남한예술단 중 '역대급'이라 할 만한 리스트"라면서 "굉장히 장르와 연령대가 다양하다. 북한 사람들이 이번 공연을 관람한다면, 한국의 K팝 한류의 흐름을 한번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과 소녀시대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8.02.1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과 소녀시대 서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8.02.11.    [email protected]

이어 강 평론가는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한 민간 예술인의 교류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면서 "민족적인 동질성을 획득하는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민간 교류의 활발한 장이 열리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남한예술단이 공연하는 장소는 북한에서도 손꼽히는 공연장들이다. 동평양대극장은 2008년 거장 지휘자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필 단원 105명이이 공연한 장소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은 각종 체육행사가 열리는 곳인데 조용필이 이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와 함께 이번 예술단에 오케스트라 형태의 악단이 포함될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대중음악이 중심이 된 예술단인 만큼 정통 오케스트라보다 다양한 장르의 연주가 가능한 팝스 오케스트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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