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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이주열 한은 총재 인사청문보고서 채택…44년만에 첫 연임

등록 2018.03.21 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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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2018.03.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2018.03.21. [email protected]


정책 검증에 초점…청문회 직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재임 기간 저금리 정책·가계빚 폭증세 문제 등 집중 질의
미 금리인상 따른 금리정책 방향도 화두…최대한 말 아겨
44년 만에 첫 연임 총재된 이주열, 다음달 1일부터 새 임기
 
【서울=뉴시스】조현아 위용성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무난히 통과했다.

이 총재는 지난 1974년 연임한 김성환 전 총재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한은 총재직에 두번 오르게 된다. 한은이 독립기관으로 격상된 지난 1998년 이후로는 첫 연임 총재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이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끝낸 직후 인사청문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청문회 당일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이례적이다. 기재위는 보고서에서 "독립적인 통화정책 수행과 금융안정 재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경제 구조 개혁을 위해 정부에 필요한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는 등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청문회는 당초 예상대로 이 총재에 대한 개인 신상보다는 정책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원칙에 충실하고 차분한 평소 성품답게 정부 정책과 금리정책 방향 등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 총재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일관했다. 다만 쓴 소리를 못하는 '예스맨 총재', '말 잘 듣는 총재'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원들은 이 총재가 4년간의 재임기간 펼쳤던 금리인하 정책의 적정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려 1450조원을 넘긴 가계빚 폭증세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재임기간 가계부채가 400조원이 늘었는데 불가피했다고 말하고 있다, 전임 총재에 비해 (가계부채를) 2배 늘렸는데 안이한 시각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이 총재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늘어난 점은 충분히 경계를 하고 있고 엄중한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에 대한 한은의 대응책도 화두였다. 2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이 총재의 향후 금리정책과 관련된 발언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 총재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금리인상 횟수나 시점 등을 언급하게 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은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면 지금의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 나가겠다. 금리인상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며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과 관련해선 "가장 우려되는게 자금 유출"이라면서도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을 좀 더 눈여겨 볼 것"이라는 수준의 답변만 내놨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03.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03.21. [email protected]



중앙은행의 독립성·중립성 문제도 제기됐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을 언급, "말 잘 듣는 한은 총재를 선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최 전 부총리가 "금리의 '금'자도 얘기 안했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도 "예스맨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의구심을 불식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당시 '척하면 척' 발언은 사실상 통화정책과 무관한데 그러한 표현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연임 임명 배경도 통화정책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란 뜻으로 알고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이 총재는 정부가 일자리 확충을 위해 4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 "일자리와 관련된 여러가지 대책이 있겠지만 재정에서 여력이 있으니까 역할을 확대하는게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면서 "재정만으로는 안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동시장 개선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서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기업의 비용이 상승하는 측면에서는 "양면이 있어 같이 봐야 한다"며 "시작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효과는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하는게 맞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유보했다.

이 총재는 이번 청문회 통과로 다음달 1일부터 새 임기를 이어나간다. 당장 다음달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와의 역전이 예고되고 있어 복잡한 통화정책 셈법을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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