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글로벌 시험대 오른 박현주의 리더십
금융투자업계 새 역사를 써온 그가 해외 무대에서는 어떤 '신화'를 쓸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 회장은 연봉 1500만원대의 증권사 직원으로 출발해 1997년 미래에셋을 창업한 후 증권사,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을 중심으로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일궜다. 이어 2015년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 단박에 자기자본 4위에서 1위 증권사로 올라섰다. 현재는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이 8조원에 이르며, 2020년에는 10조원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해외까지 보폭을 넓힌 박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승부사인 박 회장이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력은 뛰어나지만 리스크 관리 능력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외에서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리스크 관리 능력을 요구한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내부 소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박 회장 체제에서는 임직원으로부터의 의견 수렴이 부족하고 오너 판단에 따라 독단적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전 미래에셋대우의 한 임원은 "미래에셋은 기업문화상 리스크 개념이 매우 취약하고, 박 회장이 뭔가에 꽂혀 지시를 내리면 임직원들은 그의 성공 신화에 압도돼 다른 의견을 말하기 힘든 분위기"라며 "황제경영 문화에서 '예스(YES)'맨들 남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글로벌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이룩한 성공 신화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일본의 노무라증권,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어깨를 견줄려면 소통하는 리더십을 적극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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