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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10] 정상간 오·만찬 가능성은

등록 2018.04.17 06:53:00수정 2018.04.24 14: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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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첫 남북 회담 기념 음식 '륙륙날개탕' 등장 눈길

2007년 우리 측 답례 만찬 주메뉴는 화합 상징 '비빔밥'

판문점 식사 두번 이상 때 남북 번갈아가며 대접 가능성

【파주=뉴시스】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식사를 함께 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정상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만찬주로 건배하고, 남북 음식을 음미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상징이다. 사진은 판문점 인근 남북출입사무소에 전광판이 가동되는 모습이다. 2018.03.07. photo@newsis.com

【파주=뉴시스】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식사를 함께 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정상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만찬주로 건배하고, 남북 음식을 음미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상징이다. 사진은 판문점 인근 남북출입사무소에 전광판이 가동되는 모습이다. 2018.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식사를 함께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정상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만찬주로 건배하고, 남북 음식을 음미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상징이다. 특히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까지 참석하면 남북 정상 내외가 최초로 식사를 함께하게 된다.

 홍민 통일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판문점은 실무회담에 적합한 공간이라 별도 의전과 행사를 진행하기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드러내는 상징적 이벤트가 필요할 수 있다. 정상 오·만찬과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남북 정상회담 오·만찬 여부가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청와대는 만일의 오·만찬 일정과 추가 일정 등을 대비해 이달 초부터 평화의집을 수리하고 있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공간이 비좁고 조리시설이 없어 오·만찬 진행 시 외부에서 음식을 들여오는 '케이터링(catering)'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식사를 1회 이상 하기로 합의될 경우 남북이 번갈아 가면서 만찬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당시에도 북측이 만찬을 대접한 뒤 우리 측이 답례 만찬을 차린 전례가 있다.

 메뉴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평화 의미를 기리는 한식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평양에서 열린 두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고유 식재료를 사용한 전통 음식이 대거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김 전 대통령 내외가 2000년 6월 13일 북한에 처음 방문해 접한 점심식사는 평양온반과 맑은국, 옥돌불고기, 새우채소볶음, 깨즙을 뿌린 닭고기와 생선전, 청포종합냉채, 설기떡, 밤정과였다. 이튿날 아침식사 메뉴는 완두콩밥, 찹쌀완자찜, 전복오이냉채, 생선전탕이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저녁 만찬에서 북한은 메추리 고기로 만든 '륙륙날개탕', 칠면조 구이, 생선수정묵, 소고기 굴장즙, 칠색송어은지구이 등을 선보였다. 북측 상류층이 즐겨먹는 고급 요리로 알려졌다.

 '륙륙날개탕'이란 독특한 이름은 김 위원장이 애초 예정됐던 6월 12일 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6+6=12'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음식이다. 륙륙날개탕은 메추리 고기를 다져 완자로 만든 뒤, 뼈로 우린 육수에 넣어 끓인 탕으로 알려졌다.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군 경비병들이 28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군사분계선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8.03.28. pak7130@newsis.com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군 경비병들이 28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군사분계선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8.03.28. [email protected]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는 수육요리인 게사니구이, 배와 밤을 채썬 배밤채, 잉어뱃살찜, 소갈비찜, 꽃게 흰즙구이 등이 나왔다. 만찬주로는 고려 개성 인삼주와 들쭉술, 룡성맥주, 동양술 등이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이 이튿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가진 조찬에는 기장밥, 장사구(된장국), 꿩훈제, 소고기 찹쌀 완자, 닭알 공기찜(계란찜), 북한식 요구르트가 메뉴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북측 인사들에게 답례 만찬을 준비했다.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었다.

 만찬은 '팔도 대장금 요리'란 주제로 펼쳐졌다. 인기 사극 '대장금' 주인공이 요리한 것처럼 정성스레 만들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 메뉴는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전주 비빔밥이었다. 국물은 토란국이 준비됐다. 이밖에 흑임자죽, 완도전복과 단호박찜, 제주 흑돼지맥적과 누름적, 고창 풍천장어구이, 횡성·평창 너비아니와 자연 송이, 건 구절판, 안동 가을 감국차 등이 올랐다.

 당시 국내 호텔 요리사들이 평양에 머물면서 한식 코스요리로 준비했다. 10가지 주 메뉴와 각종 밑반찬으로 구성된 만찬이었다. 테이블과 의자만 북한에서 빌리고, 식재료부터 수저·냅킨·꽃장식 등을 2.5톤 트럭 세 대에 실어 가져갔다고 한다.

 우리 측과 북측 호텔리어들이 한팀으로 움직이며 만찬 음식을 내었다. 답례 만찬 주최가 우리 측이었던 것만큼 기본적인 서빙 교육도 우리가 맡았었다. 북한은 정상이 앉는 '헤드테이블'을 '주탁(主卓)'으로, '접시치우기'를 '접시뽑기'라 표현해 초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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