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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웰컴투 '울릉천국'…음악 흐르는 그림같은 아트센터

등록 2018.04.17 14: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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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국 포크음악 1세대 가수 이장희가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울릉도 북면에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오는 5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매주 화, 목, 토요일 오후 5시에 이장희의 무대는 물론 송창식, 윤형주 등 쎄씨봉 멤버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018.04.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국 포크음악 1세대 가수 이장희가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울릉도 북면에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오는 5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매주 화, 목, 토요일 오후 5시에 이장희의 무대는 물론 송창식, 윤형주 등 쎄씨봉 멤버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018.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 난 그땐 어떤 사람일까/ 그때도 사랑하는 건 나의 아내 내 아내뿐일까/ 그때도 울 수 있고 가슴 속엔 꿈이 남아있을까."

'나이 칠십하고 하나'인 포크 싱어송라이터 이장희(71)가 울림이 깃든 저음으로 기타를 연주하며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를 불렀다.

1980년 가수 김태화가 발표한 노래다. 하지만 앞서 1974년 이장희가 스물일곱살 무렵, 고려대 신입생회에 초청를 받았을 당시 전날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이장희가 상상하던 육십하고 하나일 때보다 정확히 10년이 지났지만 그의 가슴 속엔 꿈이 남아있다. 울릉도를 대표하는 음악인으로서 울릉도를 '음악천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울릉천국 아트센터' 개관과 함께 5월8일부터 이곳에서 상설 공연을 진행한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 포크음악 1세대 가수 이장희가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울릉도 북면에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에서는 오는 5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매주 화, 목, 토 오후 5시 열릴 이장희 공연을 비롯해 송창식, 윤형주 등 쎄씨봉 멤버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018.04.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 포크음악 1세대 가수 이장희가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울릉도 북면에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에서는 오는 5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매주 화, 목, 토 오후 5시 열릴 이장희 공연을 비롯해 송창식, 윤형주 등 쎄씨봉 멤버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018.04.17. [email protected]

이장희는 17일 오전 정동에서 2004년 울릉도에 처음 둥지들 틀던 때를 떠올렸다. "2004년 은퇴하고 울릉도에 농사를 지으러 갔어요. 그때도 지금처럼 봄이었죠. 밭에다 곡식을 심으면 움트죠. 잘 자라요. 근데 또 자라는 것이 잡초입니다. 농부 일은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잡초를 제거하며 살았죠. 어느 날 아픈 허리를 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을 본 거예요. '너무 아름다웠다'는 생각을 했죠. 그때 처음 생각했어요. '내가 제 자리에 와 있구나'라고요. 하하."

1960년대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 등과 함께 서울 무교동 음악다방 쎄시봉에서 통기타 1세대로 활약한 이장희는 1971년 '겨울이야기'로 데뷔했다. 통기타와 생맥주, 청바지로 대표되는 1970년대 청년문화를 이끌었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비롯해 '그건 너' '그 애와 나랑은' '한잔의 추억' 등 감성을 자극하는 노랫말, 포크와 록을 넘나드는 멜로디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콧수염과 오토바이, 통기타 등을 앞세운 당대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국 포크음악 1세대 가수 이장희가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울릉도 북면에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에는 5월8일~9월15일 매주 화, 목, 토 요일 오후 5시 이장희의 공연을 비롯해 송창식, 윤형주 등 쎄씨봉 멤버들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2018.04.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국 포크음악 1세대 가수 이장희가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울릉도 북면에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에는 5월8일~9월15일 매주 화, 목, 토 요일 오후 5시 이장희의 공연을 비롯해 송창식, 윤형주 등 쎄씨봉 멤버들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2018.04.17. [email protected]

개봉 당시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쓴 '별들의 고향'(1974) 영화 음악감독, 높은 청취율을 자랑한 '0시의 다이얼' DJ, '한 동안 뜸했었지' 작곡가 등 음악 분야 여러 방면에서 활약한 그는 1974년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공연한 뒤 1975년 대마초 파동으로 가요계를 떠났다.

이후 미국으로 간 뒤 LA라디오코리아 대표이사로 변신, 사업가로도 승승장구했다. 레스토랑, 의류업 등 다양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가 1996년 우연히 찾은 울릉도의 매력에 매료되면서 2004년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터전을 잡게 됐다.

이장희는 굴착기 사용법을 배워 연못과 밭을 만들어 그의 농장인 '울릉천국'을 만들었다. '울릉천국'은 울릉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돼 이제는 '울릉도'하면 이장희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지역 아동들을 위해 방과 후 기타 선생님이 됐다. 한 재단의 협찬을 받아 기타, 베이스 등 악기 25점을 기증도 했다.

【울릉도=뉴시스】 울릉천국 아트센터

【울릉도=뉴시스】 울릉천국 아트센터

이장희는 사실 울릉도에 센터를 짓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2010년 말 이장희가 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이후 다시 주목 받자 경상도의 정치인이 문화센터를 건립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 정치인은 울릉도 앞에 독도가 있다는 상징성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장희는 마뜩치 않았다. "울릉도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울릉천국 농장 대지 1652㎡(약 500평)를 울릉도에 기증하며 2011년 울릉천국 아트센터의 첫 삽을 뜬 이유다. "공공재산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울릉도에서도 자연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북면 송곳산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150㎡ 규모로 지어졌다. 분장실과 대기실을 갖춘 150명 규모의 공연장과 카페테리아, 7전시홀 등을 갖췄다. 전시홀은 이장희가 보유하고 있는 가수, 쎄시봉 자료 등을 기증받아 만들어졌다. 개관일부터 9월15일까지 매주 화·목·토요일 주 3회 이장희의 상설 공연을 비롯해 송창식, 윤형주 등 쎄시봉 멤버들의 공연 등이 준비된다.

【울릉도=뉴시스】 울릉천국 아트센터 전시홀 

【울릉도=뉴시스】 울릉천국 아트센터 전시홀   

이장희는 35년 간 음악계를 떠나 있었다. 2010년 MBC TV '놀러와'로 이장희는 재발견됐다. 1970년대 쎄시봉이 2010년대 그를 다시 소환했다. '놀러와'의 '쎄시봉' 특집에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등 동료들과 함께 출연한 뒤 다시 노래하고 있다. 이후 쎄시봉 콘서트가 매진 행렬을 기록하긴 했지만, 거주 인구가 1만명이 채 안 되는 울릉도에서 꾸준히 관객이 들지도 궁금하다.

이장희는 "울릉주민은 아마 5000~6000명일 겁니다. 3000여명은 외지에서 사업 등을 위해 와 있는 분"이라면서 "울릉도에 관광객 등 하루에 3000명이 오는데 100명만 공연장에 와줘도 감사하다"며 웃었다. "극장의 원형이 된 곳은 로마의 콜로세움이에요. 콜로세움은 계단이 돌이지만 울릉천국 계단은 나무죠. 인디밴드를 비롯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좋은 보금자리가 됐으면 해요."

시대를 앞서가는 음악을 들려준 이장희는 지난해부터 애플뮤직을 구독하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궁금했어요. 힙합이라는 장르가 대세더라고요. 리듬, 표현 등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최근에는 클래식음악도 많이 들어요."

35년 만에 자신의 인생에서 음악이 다시 1순위가 됐다며 싱글벙글하는 이장희는 "새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미국에 살던 1988년에 새 앨범에 수록할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던 곡들이 있어요. 근데 사장시켰다가 이후 거의 못 들었죠. 작년에 알래스카에 갔다가 다시 들었는데 '이게 내가 마지막으로 하려고 했던 음악이구나'라는 생각에 친근감이 들더라고요. 후배 뮤지션들에게 '내가 노래를 녹음할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죠. 새로운 음악도 있어요. 저희 스타일대로 다른 음악을 하소 싶어요. 이제 음악을 만들려면 '나는 누군가'라는 유의 성찰이 있어야죠.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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