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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누군가의 이마에 방아쇠 당긴 청소년…'베어타운'

등록 2018.04.19 0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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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누군가의 이마에 방아쇠 당긴 청소년…'베어타운'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37)의 장편소설 '베어타운'이 번역·출간됐다. 배크만은 2012년 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스웨덴에서 84만 부 이상 판매됐으며, 40개국에 판권이 팔리고 280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올렸다.

'베어타운'도 출간 즉시 아마존·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폭행으로 갈기갈기 찢긴 한 가족을 다룬 가족극이자 선택의 기로에 놓인 어느 소녀의 성장기다.

소설의 배경인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으로 내몰린 소도시다. 온 마을이 아이스하키에 매달리는 이 곳은 과거의 영광도 하키로 이뤘고, 몰락도 하키에서 비롯됐다. 그들에게 찾아온 마을을 되살릴 단 한 번의 기회는 극적으로 전국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묵직한 꿈을 몇몇 청소년의 어깨에 싣는다. 온 마을을 짊어진 아이들 사이에서 마을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주민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르게 된다.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이래 단 한 순간도 나쁜 엄마라는 자괴감에서 자유로워본 적이 없다. 모든 면에서 그렇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 성격이 급한 것, 모든 걸 알지 못하는 것, 더 맛있는 도시락을 싸주지 못하는 것, 그냥 엄마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걸 원하는 것. 베어타운의 다른 여자들이 그녀의 뒤에서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린다. '맞아요, 하지만 저 엄마는 풀타임으로 일을 하잖아요. 말이 돼요?' 그런 수군거림을 아무리 흘려들으려고 노력해도 몇 마디는 마음속에 남는다."

배크만은 공동체를 하나로 엮는 희망과 그 공동체를 찢어놓는 비밀, 대의를 위해 잡음을 모른 척하려는 이기심과 대의에 반하는 선택을 하는 개인의 용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옮긴이 이은선씨는 "배크만은 이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며 "어린 고등학생들이 오로지 전국청소년하키선수권대회 4강에 진출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웅 대접을 받으며,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에 따라 윤리와 정의는 뒷전으로 물린 베어타운의 모습은 하키라는 단어를 공부로 대체하면 지금 우리 사회와 섬뜩하리만치 닮은 구석이 많다"고 소개했다.

"왜 진실을 얘기하는 사람이 케빈인지 아니면 아맛인지 고민했는지, 왜 마야의 주장으로는 부족했는지 나중에서야 문득 깨달은 검은 재킷의 사나이는 요사이 우리 사회를 강타한 미투 운동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572쪽, 1만5800원,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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