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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 비상]엇갈리는 증시…수출株 '흐림' vs 내수株 '각광'

등록 2018.04.19 16: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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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광범위한 달러 약세 압력 지속…수출주 실적 눈높이 낮출 것"

"유통, 운송, 음식료, 화장품 등 통상 압력에서 자유로운 내수주 주목"

[원高 비상]엇갈리는 증시…수출株 '흐림' vs 내수株 '각광'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당분간 미국으로부터의 원화 강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환율과 상관관계가 높은 상장사들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소매 판매 호조세와 더불어 유통 등 내수주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054.2원에 마감, 종가 기준 3년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후 점차 상승해 1060원 대를 회복했다. G2 무역 갈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며 107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날 전 거래일(1068.7원)보다 7.2원 내린 1061.5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당초 예상대로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으나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지정됨에 따라 원화 강세 압박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찰대상국이란 환율 조작 기준인 3가지 조건 중 2가지에 해당되는 국가를 말한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관찰대상국 지정은 미 재무부가 지속적으로 각국의 교역 및 외환 정책에 대해 감시·조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은 향후) 통상 압박의 수단으로 환율을 지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실제 미국은 한국에 외환시장 개입 투명성을 요구했고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며 "무엇보다 미국은 한국의 구조적 경상수지 흑자를 이유로 원화 강세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통상 원화 강세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화 가치가 절상되면 수출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재정 정책에 따른 채무 부담, 완화적 통화 정책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북 정책 등과 연계된 협상 고리 등이 더해져 광범위한 달러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상장 기업 1분기 실적 부진과 더불어 수출주 전반에 실적 눈높이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원·달러 환율 레벨과 이익 증가율이 너무 높았다"며 "이를 상쇄할 만큼 강한 수요 회복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수출주 전반에대한 눈높이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연말 101조원에서 97조원대까지 하향 조정됐다. 다만 이번 원화 강세 국면의 경우 미국의 압박과 더불어 반도체 중심의 경기 확장이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원高 비상]엇갈리는 증시…수출株 '흐림' vs 내수株 '각광'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수출주의 이익추정치가 낮아진 이유 중 하나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알 수 있듯 원화 강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경기 확장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006~2007년 조선을 중심으로 한 수출 경기 확장 시기에 원화 강세를 만들었던 조선 업종의 주가는 상승했다"며 "지금 원화를 강세로 만들고 있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섹터의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들어 삼성전자(005930)는 종가 기준 255만1000원(1월2일)에서 19일 263만9000원으로 약 3.45%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000660) 주가는 7만6600원에서 8만7900원으로 약 14.7% 뛰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경우 수출 경쟁력 약화, 수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수출주 환율 부담이 완화될 때까지 IT 업종 내에선 반도체로 슬림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반면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비용 절감 효과로 내수 기업들에겐 호재로 작용한다. 전통적인 내수주로는 필수소비재, 소매(유통), 운송, 화장품·의류·완구, 음식료업 등이 꼽힌다.특히 최근 무점포소매, 면세점,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소매 판매가 누적액 기준 전년 대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내수주 전반에 온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중심의 유통 업종은 미국의 통상 압력에서 자유로워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다"며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예전보다 위축돼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내수주가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많이 오른 수출주들은 부담을 느끼게 되는 반면 유틸리티, 보험, 화장품, 소비재 등 주가가 바닥을 치려는모습이 강하다"며 "미국 환율보고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050원대로 진입할 수 있는데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한창 높아지면서 수출주 및 씨클리컬 중심의 상승세에서 내수주들로 관심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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