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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버거킹, 매출은 뛰는데 수익은 뚝…실속 없는 성장, 왜?

등록 2018.04.19 18: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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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버거킹, 매출은 뛰는데 수익은 뚝…실속 없는 성장, 왜?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사모펀드가 잇따라 인수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이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향후 매각을 위해 몸집만 불리려다 정작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사모펀드의 이익 챙기기 탓에 수익률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버거킹 측에서는 배달대행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지 사모펀드의 개입 탓에 비용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버거킹 브랜드 운영사인 비케이알의 지난해(1월 1일∼12월 31일 기준) 매출액은 3458억5000여만원으로 2016년(2월 16일∼12월 31일 기준) 2531억6000여만원에 비해 36.6% 증가했다.

 그동안 웰빙 트렌드 등에 더해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사태까지 겹치면서 패스트푸드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인 가운데 매출 증가세를 보인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익률을 보면 실속 없는 성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케이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억7000여만원에 그쳤다. 전년도 영업이익이 107억5000여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86.3%나 하락했다. 수익성이 전년도의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전년에 80억4000여만원이던 당기순이익도 41억5000여만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은 매출의 상당부분이 판매·관리비로 투입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케이알의 지난해 판관비는 2102억7000여만원으로 전년보다 600여억원 늘었다.

 버거킹은 수년 전 사모펀드가 인수한 이후 그동안 지니고 있던 고가 이미지를 버리고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012년 VIG파트너스가 1100억원에 인수한 버거킹은 점포를 확대하고 마케팅에 집중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고 2016년 매입가의 2배에 가까운 2100억원에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후에도 버거킹의 공격적인 전략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인수 전 100여개에 불과했던 점포는 지난해 기준 직영점 216개, 가맹점 95개 등 311개로 전년도의 271개보다 더 늘었다. 지속적인 할인 마케팅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결국 비용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수익성보다는 몸집을 키우는 것을 선택해 추후 매각에 유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시각이다.

 더욱이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요 원인인 판관비가 늘어나게 된 내역 가운데 지급수수료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2016년에 96억여원이었던 지급수수료가 173억여원으로 증가했다.

 내역이 공개되지 않은 지급수수료의 경우 사모펀드가 컨설팅비용 등의 내역으로 이익을 가져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결국 회사의 영업이익 감소에 사모펀드의 이익 챙기기도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보통 사모펀드의 경우 경영자문료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 (이익을)가져가기 마련"이라며 "가능한한 그렇게 수수료를 챙기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케이알은 다소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급수수료의 경우 카드수수료와 배달대행수수료 등이 반영된 부분이지 사모펀드가 가져간 컨설팅비용은 전혀 없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케이알 관계자는 "배달대행수수료가 2016년 대비 지난해 전체적으로 약 3배가 증가했다. 딜리버리 서비스의 전체적인 증가로 인해 매장 자체적인 딜리버리 서비스 외에 배달대행서비스 이용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지급수수료에서 배달대행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약 15%에서 지난해 약 45%로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또 매출 증가 대비 영업이익이 적었던 점에 대해서도 고려할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매장 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성장한 부분이 있지만 HUS 논란 속에 고정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동일점포당 매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HUS 발생 이전인 상반기에는 동일점포당 매출 성장률이 -3.6%였던 것이 HUS 발생 이후인 하반기에 -15.3%까지 떨어졌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비케이알 관계자는 "지난해 7월 HUS 이슈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버거킹의 경우 매장 수가 40개 증가하면서 소폭의 매출 성장률이 있었다"며 "HUS 이슈 탓에 지난해 직영점의 동일점포당 매출 성장률은 -9.5%로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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