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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5] 文대통령, 리허설 어떻게 준비하나…대역 없는 토론 방식

등록 2018.04.22 0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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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가상 상대'·노무현 대통령 '토론과 과외' 선호

회담 상대 김정일→김정은 바뀌어…스타일 새롭게 분석해야

우리 측에서 열리는 첫 생중계 회담…동선 꼼꼼한 점검 중요

【서울=뉴시스】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 일주일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리허설 방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역대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의 경우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상 대역',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토론' 방식을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사진=뉴시스자료사진) 2018.04.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 일주일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리허설 방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역대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의 경우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상 대역',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토론' 방식을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사진=뉴시스자료사진) 2018.04.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리허설 방식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이 보좌해온 점을 감안하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토론과 일대일 과외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가상 대역은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오는 24일과 26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두 리허설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오는 27일 이전에 판문점을 방문해 동선과 회담장을 점검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대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가상 대역',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토론과 과외' 방식으로 실전 연습을 했다. 앞서 두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렸기에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사전 답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오는 24일과 26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리허설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김 전 대통령처럼 대역을 써서 준비하느냐'는 물음에는 "대통령 성격상 그렇게는 안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가상의 대역 '가게무샤(影武者·그림자 무사)'를 적절히 활용했다. 당시 가게무샤의 역할은 우리 대표단의 가상 상대가 돼 회담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김 대통령은 김정일 국무위원장 대역자와 가상 회담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 대역자는 김 위원장 외양과 비슷한 차림으로 리허설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남북정상회담이었던만큼 김 위원장 정보가 적어 가상 상대와 리허설을 해야하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가게무샤 리허설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론을 즐기고 가식없음을 선호하는 노 대통령 스타일이 반영됐다.

  아울러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김 위원장을 대면한 우리 측 인사들이 적지 않고, 누적된 자료들이 많아 가게무샤 리허설까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6·15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영상 자료도 유용히 활용됐다.

【판문점(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 모습. 2018.04.19. photo@newsis.com

【판문점(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 모습. 2018.04.19.  [email protected]

  노 전 대통령은 실무자들 모아놓고 토론 방식으로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1차 남북정상회담을 다녀온 수행원들과 대화하며 배경지식을 쌓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에게 특별 과외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스타일, 화법, 현안 구상 등을 경청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발언용 카드'를 들고 나와 화제를 모았었다. 김 위원장은 의제별 내용이 적힌 30~40여장의 발언용 카드를 지참하고 회담장에 앉았다. 노 전 대통령이 발언할 때마다 카드를 확인하고 메모를 했다고 한다. 2000년 첫 정상회담에서는 이 카드가 없었다.

  한편 2018 남북정상회담이 1·2차 회담과 달리 상대와 장소가 변화한 점도 리허설 주요 포인트다. 북측 정상은 김정일 국무위원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바뀌었고, 정상회담 장소는 북측 평양이 아닌 우리 측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 스타일을 파악해야 했다면,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란 새로운 상대를 연구해야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일거수일투족이 전세계 생중계된다는 점도 중요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 프레스등록을 한 취재진은 2833명으로 2000년·2007년 회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역대 정부 개최 국가행사 중 최대 규모로 국제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우리가 북측을 방문하는 형식이었지만 이번에는 북측이 우리 측에 내려오는 형식이다. 우리 측에서 동선 하나하나를 더욱 꼼꼼히 점검할 필요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기존 남북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려 우리 측의 장악력이 없었다. 최소화된 의전과 동선으로 리허설을 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더욱이 올해 정상회담은 전세계 생중계된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우연적 부분까지 굉장히 꼼꼼히 체크하는 리허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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