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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었다"···10년만에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오디션 현장

등록 2018.04.20 1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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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목숨 걸고 하니까."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기관사 격인 김민기(67) 극단 학전 대표는 기특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18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 '지하철 1호선' 2차 오디션 두 번째 날 참가자들을 돌아본 뒤 말했다. "오디션은 누가 더 잘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이 작품에 누가 맞느냐가 중요하죠."

1991년에 문을 연 학전이 '지하철 1호선'을 처음 선보인 때는 1994년이다. 당시 학전소극장(현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초연한 뒤 1995년 5월 학전그린 소극장 무대로 옮겼다.

독일의 연극연출가 폴커 루드비히의 '리니에 1'(1호선)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김 대표가 번안했다.

옌볜 처녀가 중국에서 만난 한국의 남자친구를 찾아온다. 이후 다양한 군상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특히, 소외계층과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들을 건드리면서 대중의 공감을 샀다. 2011년에는 명성을 인정받아 무대의상 등이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email protected]

하지만 2008년 이후 멈춰 있는 상태다. 15년간 4000회 공연되며 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만났다. 원작의 고향인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후쿠오카 오키니와, 중국 상하이 홍콩 등지에서도 공연했다. 9월9일부터 12월3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10년 만에 다시 달린다. 김

 대표는 "내용은 1997~1998년이 배경인데 그대로 뒀다. 딱 20년이 흘렀는데, 그 동안 한국인의 삶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판단이다.

'지하철 1호선'이 철 지난 작품이 아니라는 건 젊은 배우들의 뜨거운 관심에서 확인 가능하다. 2월27일부터 3월18일까지 이뤄진 서류 접수에는 여자 515명, 남자 402명 총 917명이지원했다. 754명이 서류 심사를 통과했다.

4월 2일부터 5일까지 1차 오디션이 열렸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가 지정곡이었다. 가사발음, 음정, 박자 등을 평가했고 총 93명을 2차 오디션 대상자로 뽑았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email protected]

17일과 18일 2차 오디션은 자유곡, 지정 연기, 자유 안무 세 가지를 심사했다. 김 대표가 이미지와 캐스팅, 학전 조연출로 10년간 활동하며 '지하철 1호선'에 최다 출연한 배우 이황의가 연기,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음악감독 채임경이 노래, '지하철 1호선' '하모니' 등의 안무를 맡은 임현주가 안무를 봤다.

특이한 것은 지정 연기다. 남자는 판소리 '흥부가', 여자는 '심청가'가 대본이다. 김 대표는 "'지하철 1호선'은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고,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라면서 "이야기를 어떻게 우리 언어로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판소리야 말로 우리 언어가 잘 실현돼 있는 작품이죠. 감정 표현이나 대사의 전달력 등을 평가하기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하철 1호선'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스타 양성소로 통하기 때문이다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학전 5형제'를 비롯해 방은진, 나윤선, 배해선, 방진의, 김무열, 김희원 등 스타들이 이 뮤지컬로 학전그린 소극장을 거쳤다.

참가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제2의 누구가 아닌, 제1의 누구가 되기 위해 열창했다. 뮤지컬 '서편제'의 '연가', 뮤지컬 '뉴시즈'의 '산타페'를 목 놓아 부르짖었다. 뮤지컬 안무는 물론 재즈 댄스, 방송 댄스 가릴 것 없이 무대를 누볐다. 5분 안팎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들이 주인공이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4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이 진행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2018.04.20. [email protected]

이날 참가번호 31번 이홍재(33)는 스물한살 대학생 시절에 이 작품을 학교에서 공연했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여지를 주는 동시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시간에' 등에 출연한 배우 이홍재는 최근 대학로에 오디션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몇 년 간 공연계 침체에 따른 것이다. "공연계가 힘들다 보니 (프로덕션이) 도전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찾기보다는 했던 사람들과 안정을 꾀하는 것 같다"면서 "'뮤지컬 1호선' 같이 좋은 작품의 오디션에 참여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극닥 학전은 이번 오디션을 통해 남자 6명, 여자 5명 등 총 11명의 출연 배우를 선발한다. 23일 개별 안내한다. 각자 이번 시즌의 100회 공연에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술분야 장관 표창을 받기도 한 전방위 뮤지션 정재일이 음악에 참여한다. 가수 박효신과 파트너십으로도 유명한 그는 극단 학전의 어린이 무대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김 대표는 "음악의 분위기를 확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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