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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청장 공천과정서 파열음

등록 2018.04.20 19:09:40수정 2018.04.20 21: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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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국회의원 공천개입설로 '시끌'

'자기사람 심는다'…성북-은평-금천구 반발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 자치구청장 후보 옥석가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공천과정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동하는 국회의원들이 지역 여론은 무시한 채 차기 총선경선을 의식해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선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20일 현재 민주당 서울시당은 6·13지방선거 서울 25개 자치구청장 후보중 현직인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김수영 양천구청장만 단수후보로 각각 낙점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25개 자치구청장 후보자 면접심사를 벌여 이같이 결정했다. 나머지 23개 자치구청장 후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관위는 현재 본경선에 앞서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몇몇 자치구에서 기존에 주목받았던 인물들이 대거 탈락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예비후보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성북구, 은평구, 금천구 등에서 반발수위가 높다.

 서울 자치구중 중구와 함께 가장 많은 9명의 후보자가 몰린 은평구의 경우 예비후보들이 줄줄이 컷오프 됐다는 설이 파다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 후보중 이미 한명이 낙점돼 형식적인 경선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지역 정가에서는 컷오프 인사로 지목된 이들이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했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음에도 일찌감치 배제되는 분위기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성북구와 금천구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관위 심의과정에 부적절한 개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관계자 A씨는 "민주적 정당성과 당원 주권에 입각해 당원들에게 최종적인 판단을 맡기는 절차없이 지역위원장과 시당 위원장이 '짬짜미'로 단수추천을 하고 있다"며 "밖에서 봤을때는 유능한 사람인데 자기 사람이 아니어서 배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구는 현직 구청장들이 불출마를 선언,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한 곳들이다.

 A씨는 "자기 사람이 구청장으로 당선되면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자치구 구청장들은 대놓고 반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자신들에 대한 견제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공천 개입은 정당내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폐해라는 비판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중앙정치에 매진해야할 현직 국회의원이 지방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한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측근을 구청장이나 시의원, 구의원으로 앉힌다는 의미다. 이 과정서 공천헌금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 B씨는 "주민 눈높이에서 공천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에게 충성하는 사람이나 국회의원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공천하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후보들은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데 힘을 써야 하는데 윗사람(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눈높이에 맞추는데 에너지 낭비가 너무 심하다. 국민 눈높이에는 훌륭한데 윗사람 비위를 못맞춰 탈락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B씨는 그러면서 "정치라는게 개인의 직위가 아니라 공적인 자리인데 개인의 자리로 착각하는데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의식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야 한다"며 "제도적 측면에서는 경선을 활성화하는게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등 파괴력이 큰 사안들에 당원과 시민의 시선이 쏠린 사이에 현직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 수뇌부가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전횡을 휘두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전제가 생기자 현직 국회의원들이 공천 공정성 문제 제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관계자 A씨는 "대통령이 강원랜드 등 인사 적폐와 채용비리를 뿌리뽑겠다고 했는데 지금 민주당의 공천은 적폐에 가깝다"며 "지금처럼 호랑이 없는 골에 여우가 왕노릇하는 식으로 해서는 민주당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민주당 서울시당은 "공천 심사 결과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며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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