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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포럼]스케일업 혁명: 한국 산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키워드

등록 2018.04.20 16: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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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 경험 매뉴얼화 하고, 끊임없이 메뉴얼 업데이트해야"

【서울=뉴시스】 =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 안민정책포럼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스케일업 혁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안민포럼)

【서울=뉴시스】 =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 안민정책포럼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스케일업 혁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안민포럼)

【서울=뉴시스】 = “창의적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창의 혁명이라는 구호가 역설적으로 혁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등 베스트셀러 저자답게 그동안 산업기술 분야의 축적을 강조해온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세미나 강연에서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창의와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피로감부터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백용호)이 개최한 조찬세미나에서 ‘축적의길 스케일 업 혁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산업계에 창의와 혁신의 큰 착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창의적인 혁신은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스케일 업’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스케일 업 없이 한 번의 반짝 아이디어로 성공하려는 착시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버텨가는 축적혁명, 즉 스케일 업 혁명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스케일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원화가 아닌 집중화 ▲큰 도전보다 여러 번의 작은 도전 ▲개방적인 네트웍 운영 ▲속도가 아닌 축적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스케일업 혁명을 이루기 위한 대안으로 ▲시행착오를 경험한 고수를 키워야 하고 ▲경험을 매뉴얼화하며 ▲축적지향의 산업정책을 개발하고 ▲축적지향의 리더십 발휘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뉴시스는 이날 이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독점 게재한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다.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은 강연 요약본이다.

 
:한세대 동안 이루어낸 한국 산업의 놀라운 성장은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사례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반세기전만해도 일인당 국민소득 1000불이 희망이던 국가가 2018년 3만불 고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니, 정말 믿지 못할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98년 아시아금융위기 이후 20년간 조금씩 하락해온 잠재성장률 하락추세는 멈출 줄 모른다. 50년간 놀라운 성장의 기록과 20년간 조금씩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 이 두 측면 다 한국경제의 얼굴임에 틀림없다. 이 양면적인 이야기를 모순없이 이해할 수 있어야,현재의 구조적 위기를 돌파해나갈 수 있다.

◇교육현장 '창의교육 열풍'…산업현장, 피로감만 늘어

 한국경제의 놀라운 성장은 도입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탁월한 실행역량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지금의 어려움은 이 실행역량을 넘어 설계도 자체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설계도를 만드는 역량은 모방과 벤치마킹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창의적 혁신역량과 같다. 이 창의적 혁신역량 부재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산업계에서 오래도록 지적되어온 문제다.

 지난 20년 이상 창의적 혁신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한국기업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그 증거다. 퍼스트 무버 전략을 써야한다는 주장도, 블루오션을 찾자는 전략도 모두 같은 메시지였다. 아이디어와 지적재산을 중시하자는 국가적 노력도 같은 맥락에서나온 이야기였다. 초등학교에서 부터 대학까지 창의교육이 최대의 화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산업현장이 창의적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창의적 혁신이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 우리 산업계에 큰 착각이 있다. 창의적 혁신은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스케일업’이 합쳐져서 만들어진다. 많은  창의적 혁신사례의 공통점은 한가지다. 아이디어 때문이 아니라 스케일업 때문에 성공한것이다. 스케일업 없이 한 번에 성공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착시다. 창의적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창의혁명’이라는 구호가 역설적으로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오히려 창의와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피로감만 늘어나고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 아닌 '스케일업' 에 눈돌려야

 지금 한국산업계에 필요한 키워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아니다. 흐릿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서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스케일업’이 핵심이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버텨가는 축적혁명, 스케일업 혁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 스케일업 혁명을 해 나가가 위해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면, 첫째, 시행착오 경험을 몸으로  축적한 고수를 키워야 한다. 둘째, 시행착오 경험을 매뉴얼화 하고, 끊임없이 메뉴얼을 업데이트하는 일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스케일 과정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축적지향의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넷째, 시행착오를 버틸 수 있도록 격려하는 축적지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 산업의 오늘 위기는 분명 어두운 신호다. 그러나 이제 한국 산업이 그만큼 성장했고, 이제  진정한 도약을 할 때가 되었다는 성장통의 신호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축적해가는 스케일업 혁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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