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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정은 발표 빙결의 덫"…WP·NYT '함정' 가능성 우려

등록 2018.04.22 11: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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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백악관 관리들 회의적 반응…트럼프와 회담 염두 함정 가능성"

NYT "김정은 움직임 미일중 관리들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 지적도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8.04.22.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8.04.22.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미국 백악관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핵실험 중단 계획 발표에 대해 개인적으로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대담한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 중국 관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면서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것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가 마련한 함정일 수 있다고 백악관 참모들이 판단하고 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한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 발표를 "빙결의 덫(freeze trap)"에 비유했다. "빙결의 덫"은 온라인 게임에서 사냥꾼 캐릭터가 갖고 있는 능력을 말한다. 덫에 가까이 가면 상대방이 결빙되고 그런 다음 뒤에서 쏘아 죽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김 위원장발표에 대해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 "모두를 위한 진전'이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이 메시지를 냈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한 핵실험 유예 약속을 입증하기 위해 핵 실험장을 폐쇄한다고 한다. 모두를 위한 진전"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김 위원장 발언은 핵군축을 위한 직접적인 약속이 빠졌다고 경고했다. 일부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오는 5월말 또는 6월초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지만 백악관 참모들은 크게 열광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움직임은 자신이 "합리적"인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타협하고 싶어한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언제든 쉽게 상반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참모들의 판단이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참모들은 지적했다.

 특히 참모들은 김 위원장은 발표는 놀라운 것이었지만, 그가 언제, 어떻게 그 약속을 실행할 것인지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8.04.22.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8.04.22.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참모들은 또 김 위원장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강경일변도를 견지해온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참모들은 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이 핵협정을 깼던 과거의 실수를 되새기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NYT도 워싱턴의 미 관리들과 전문가들 대부분은 김 위원장이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고 북한을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확고히 인정받기로 결심했다고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했지만,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전망에 구슬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그 어떤 전제조건도 강요하지 않고 있는 게 그런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관리들은 말한다. 이 관리들은 심지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3명을 석방을 전제조건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미국은 현재 그들의 석방을 위해 힘들게 협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악관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포기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맹렬한 노력으로부터 한국이 거리를 두도록 평화 약속을 이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일본 관리들도 김 위원장 발표는 일본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치 않다"고 일축했고, 중국 관리들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무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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