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韓 정부 '환율개입 공개' 가닥…시장 영향 "제한적"

등록 2018.04.23 16:10: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원·달러 환율, 1069.0원에 마감…연초와 비슷

"지난해 수준 개입, 환율조작국 지정 안될 것"

"중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재료"

【세종=뉴시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오전(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워싱턴=뉴시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오전(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세종=뉴시스】김경원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美 재무장관의 지난 21일 워싱턴 면담을 통해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키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16년 3월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240.9원을 찍은 뒤 하락추세다. 하지만 올해 1월 초 1071.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069.0원에 마감하면서 연초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여부가 시장에 영향을 덜 미치는 모습이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므누신 장관을 만나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내 외환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 측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방침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투명성 제고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김 부총리는 그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와 관련, "우리 입장에서는 점진적으로 하면서 연착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무느신 장관이 지속 협의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공개 시기와 내용 등의 수위는 단계적으로 높여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봐서 언젠가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내용면에서 빈도를 어떻게 할지, 시차를 얼마나 둘지, 총액과 순액 중 어느 정도까지 할 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IMF 등은 그동안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미국 재무부는 특히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 사이를 주목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수준이 '분기' 기준에 '순매수' 정도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국 미국 재무부가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통해 순매수 개입액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환율시장에서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한국 정부는 100억 달러 이내로 순매수했다고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분기마다 순매수 정도를 발표한다면 한국 정부는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개입이라면 환율조작국 조건에 미달하기 때문에 지정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트럼프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압박이 강해졌다"며 "김 부총리가 밝힌 정도의 수준이라면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 부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반기마다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에서 시장개입 금액을 추정해서 발표하기 때문에 미국은 이미 우리의 개입 규모를 알고 있다"며 "다만 개입 내역 공개가 중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재료이기는 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같이 소규모 개방경제이고 수출이 높은 나라는 환율이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이다"라며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글로벌 기조와 어긋나고 우리나라가 지위가 높아지면서 어쩔 수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