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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3] 미리보는 27일 판문점의 하루

등록 2018.04.24 0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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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이후 65년만에 남측서 열리는 짧고도 긴 회담

오전 회담 상황따라 오찬을 각각 회의시간으로 쓸 수도

합의문 명칭 '4·27 선언'·'판문점 선언'…추가 회담 가능성도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과 남북 정상 내외 만찬 주목

【판문점(파주)=뉴시스】 2018 남북정상회담의 하루는 27일 아침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 도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판문점 우리측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 너머의 북측 판문각.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4.24. photo1006@newsis.com

【판문점(파주)=뉴시스】 2018 남북정상회담의 하루는 27일 아침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 도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판문점 우리측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 너머의 북측 판문각.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4.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의 하루는 27일 아침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 도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도보 또는 방탄 승용차, 헬기로 이동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23일 열린 마지막 실무회담에서 판문각 북측 구역부터 남측 기자단 취재와 생중계 접근을 허용하기로 한만큼 도보가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이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동행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 평화의집에서 환영 만찬이 열리는 점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 내외가 참석하는 점을 고려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최근 평화의집을 개보수하면서 만찬장 리모델링도 벌였다. 회담에 적합한 실무형 건물인 평화의집에 의전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관련 인테리어, 꽃장식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세부 동선, 리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동행 여부는 남북이 최종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항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비서실장이 오는 26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정상회담이 열릴 남측 평화의집에 도착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마중을 나와 악수를 건넬 전망이다. 어떤 인사말로 첫 대화를 나눌 지도 관건이다.

 두 정상이 인사를 나눈 직후 평화의집 앞마당에서는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남북 정상은 군 의장대를 공식 사열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상견례를 마치고 평화의집 2층으로 올라가 오전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이어 오찬을 갖는다. 다만 청와대는 만찬 일정과 달리 남북 정상의 오찬 동반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3차 실무회담이 열린 23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상균(국정원 2차장, 왼쪽) 수석대표와 북 김창선(국무부위원) 단장이 실무회담 합의서 교환 후 악수하고 있다. 2018.04.23.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3차 실무회담이 열린 23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상균(국정원 2차장, 왼쪽) 수석대표와 북 김창선(국무부위원) 단장이 실무회담 합의서 교환 후 악수하고 있다. 2018.04.23.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이에 오전 정상회담 진행 상황에 따라 오찬 동선에 변수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오찬을 오후 정상회담을 위한 회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 공식 수행원과 '옥류관'에서 평양냉면 오찬을 했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오전 회담을 마치고 옥류관에서 오찬을 했다. 당시 오찬은 남북간 입장을 가다듬는 시간으로 쓰였다.

 물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깜짝 오찬을 함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낮 일정임을 고려해 야외 오찬이 파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오후 회담에서는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달성을 위한 의제 조율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개선를 제시했다.

 이 중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비핵화다. 남북 정상 간 합의에서 비핵화가 어떤 모습으로 다뤄질 것인지에 따라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로드맵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의 합의문 명칭은 '4·27 선언' 또는 '판문점 선언'으로 불릴 전망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합의문 관련 "뼈대는 마련했고, 대통령과도 세 차례 검토를 했다"면서 "고위급 회담에서의 논의를 거쳐서 최종적으로는 정상 간에 조정하고 합의하게 될 텐데, 어느 정도 수준의 것을 담을 수 있을지 가장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4일 현재까지 차기 고위급 회담 개최는 불투명하다. 지난 23일 마지막 실무회담에서 고위급 회담 날짜가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무회담에서 고위급회담 일정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측 내부 분위기상 정상회담 의제를 김정은 위원장이 아닌 고위급 간부들이 조율하는 것이 어렵다는 풍토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정상회담에서는 합의문을 완성에 가깝게 미리 만들어놓고 정상이 만나지만, 2018 남북정상회담은 그렇지 않을 확률이 커보인다.

【판문점(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 전경. 2018.04.19. photo1006@newsis.com

【판문점(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 전경. 2018.04.19. [email protected]

이에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하이라이트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 테이블에 장시간 마주앉아 도출해낼 합의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7일 이전 남북 핫라인(직통전화) 통화가 이뤄질 때 의제에 대한 의견이 오갈 수도 있다.
 
 남북 정상은 합의문을 공동언론발표 형태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언론발표는 남북 정상이 하루동안 조율한 합의문을 함께 발표한다는 의미, 북한에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이 역시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27일의 판문점 마지막 행사는 남북 정상 내외가 참석하는 만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퍼스트레이디 회동'을 갖거나 판문점 일대를 둘러보는 친교 산책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리설주 여사가 낮 일정을 건너 뛰고 저녁 만찬이 시작되기 직전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화의집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조율과 언론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임을 고려하면 만찬은 꽤 늦은 시각에 시작될 전망이다.

 합의문 추가 논의가 필요하면 정상회담이 한차례 더 열릴 수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하루 더 머물다 갈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성사되진 않았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만에 남측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정상회담은 분명 시간적으로는 하루에 불과하지만 그 의미만큼은 역사 속에 오래 기록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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