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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꽉 막힌 '에너지 협력' 전환점 되나

등록 2018.04.24 09:31:36수정 2018.04.24 15: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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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개발 따로, 대화 따로' 이중 행보 경계

先 완전한 '핵 폐기·비핵화' 後 '에너지 지원'

【파주=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부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을 발표하고 우리측에서 공급하는 전기와 수도에 대해 단전, 단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11일 오후 개성공단내 평화전력소에 전기를 보내는 경기도 문산읍 문산변전소 송전탑이 보이고 있다. 2016.02.11. myjs@newsis.com

【파주=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부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을 발표하고 우리측에서 공급하는 전기와 수도에 대해 단전, 단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11일 오후 개성공단내 평화전력소에 전기를 보내는 경기도 문산읍 문산변전소 송전탑이 보이고 있다. 2016.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으로 꽁꽁 얼어 있던 남북 관계가 정상회담으로 대화의 길이 열리면서 단절된 에너지 분야 협력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북한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고수해왔던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경제 총력 노선'을 선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라는 카드를 꺼냈다. 

 이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조치이자 경제 발전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전력난 타개가 북한 당국의 최우선 과제다. 이에 정상회담에서 핵 폐기 및 비핵화 등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면 에너지 분야 협력 역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경제 총력 노선은 에너지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협력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북한 특유의 '핵개발 따로, 대화 따로' 행보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앞서 남북은 1991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2년만인 1993년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 동결 해제와 핵확산 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며 1차 북핵 위기를 맞았다. 

 이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참여하는 6자회담과 지난 2012년 2월 북한과 미국이 만나 북한이 지원을 받는 대신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활동, 미사일 발사 유예 합의도 북한의 일방적인 약속 파기로 물거품이 됐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행보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지원과 협력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한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앞서 추진된 남북 에너지 협력 사업도 북한의 이중 행보로 무산됐다.

 북한의 NPT 탈퇴로 본격화된 1차 북핵 위기는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로 일단락됐다.제네바 합의는 북한의 핵 동결 조치 대가로 200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한국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고, 완공 때까지 미국이 매년 중유 50만톤을 공급한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이에 따라 1995년 3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공식 출범했다. 이후 케도와 한국전력은 1000㎿ 경수로 2기를 시공하는 주계약을 맺었다. 북한이 2001년 9월 건설 허가를 내주고, 본관 기초 굴착공사가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2002년 10월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수로 사업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제2의 북핵 위기로 이어졌다. 같은 해 11월 대북 중유공급 중단과 경수로 사업 재검토 결정이 났다. 이듬해 4월과 8월 3자·6자회담이 잇따라 열렸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2003년 11월에는 1년 간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채 2004년 11월 경수로 사업 중단 조치가 1년 더 연장됐다.  이후에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결국 케도는 2006년 6월1일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신포) 경수로사업을 공식 종료했다. 케도와 북한간 경수로공급협정이 체결된 지 10년6개월 만이다. 공정률은 34%에 불과했다.  

 당시 한국은 11억3700만 달러, 일본은 4억700만달러, EU는 1800만달러의 경수로 공사비를 투입했다. 미국은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다.

 한국형경수로 사업은 2002년 10월 미국의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특사자격으로 방북해 고농축우라늄(HEU) 의혹을 제기하자 북한이 이를 시인하면서 막을 내렸다. 북한의 이중 행보가 에너지 협력을 무산시킨 것이다.

 앞으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북한은 우선적으로 전력 지원과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당국은 에너지 지원과 협력 없이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에너지 지원과 협력은 북한의 완전하고도 철저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지원과 협력의 전제 조건은 북한의 확실하고 분명한 핵 폐기와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경제 협력을 위한 정치적 신뢰와 안정이 구축된 다음 에너지 지원과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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