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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복지후생, 기강 흐트렸다?…'죽도록 일하는 사회'

등록 2018.04.25 1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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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복지후생, 기강 흐트렸다?…'죽도록 일하는 사회'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모리오카 고지(74) 일본 간사이대 명예교수가 쓴 '죽도록 일하는 사회'가 번역·출간됐다. 현 사회에 만연한 노동문제, 그 중에서도 장시간 과노동 문제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세계의 노동시간에 주목한다. 1980년대 초를 기점으로, 이전까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던 노동시간이 다시금 증가하기 시작한 것에 눈을 돌렸다.

미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69년 1786시간이었다. 1989년 조사에서는 1949시간으로 163시간이나 늘어났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노동시간이 짧다고 알려진 독일과 프랑스도 1980년대 초부터 21세기 초에 걸쳐 약하기는 하지만 노동시간이 증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는 현대를 '과노동 시대'로 파악하고 글로벌 자본주의, 정보자본주의, 소비자본주의, 프리타 자본주의를 노동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 배경으로 꼽는다.

"과노동은 물론 블루칼라(공장 등 현장작업 종사자)에도 해당하지만, 근년에는 특히 화이트칼라(전문·기술직 및 관리·사무·판매직 종사자)의 경우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는 최근 20~30년 동안의 미국 경제와 기업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미국 경제는 1970년대 석유 위기와 인플레이션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져들었고, 1980년대에는 장기적인 정체에 빠졌다. 1980년대 미국은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기업의 매수와 합병이 줄을 이었다. 이 시기부터 미국 기업의 경영자는 '종업원이 너무 많다', '과잉 복지후생으로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말을 외쳤다. 그리고 여분의 인원이나 인건비를 삭감해 '꽉 조이는(lean)' 회사로 바꾸는 새로운 경영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본격적인 규모 축소(downsizing)가 시작되었다."

고지는 "장시간 노동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인원이 줄어드는 일은 있어도 늘어나는 일은 없는 직장에서는 잔업 삭감만 추구함으로써 '잔업을 하는 것을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추궁당한다는 사례도 들었다"고 지적한다.

"어떤 회사에서는 본인의 동의를 얻어 상여금 없고, 퇴직금 없고, 1시간에 1400~2500엔을 받는 시급제 사원으로 교체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김경원 옮김, 256쪽, 1만5000원, 지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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