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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3%, 증시에 악재일까?…낙관론·비관론 교차

등록 2018.04.25 15: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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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과 함께 경기 둔화 나타나면 투자자들 공포감 커져

미국 기업 부채 너무 많아…금리 상승하면 타격 불가피 지적

1990년대 6번의 금리 인상기에 주가 17% 올라 반론도 나와

美 국채금리 3%, 증시에 악재일까?…낙관론·비관론 교차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를 돌파한 것을 놓고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증시 상승세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란 낙관론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미국의 부채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비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 국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회사채 금리 등 수많은 시장 금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미 국채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 시장과 외환 시장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3%를 넘어섰다. 4년 만에 처음이었다. 국채 수익률은 최근 3주 만에 26bp 이상 오를 정도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움직임은 주식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고 월스트리트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 중 20% 이상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주식시장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우려한다. 또 가계의 부채 상환 부담도 함께 커져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가 위축될 수 있다. 각국 시장에 분산돼 있는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지난 2월 초 미 증시 폭락 사태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도 3%에 근접한 10년물 국채 금리였다.

 이 때문에 이번 채권 금리 상승을 하락장 전환의 신호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라이너 마이클 프라이스 토러스 웰스 어드바이저스 전무는 이날 CNBC '캐피탈 커넥션'에 출연해 "미 주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30~4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프라이스 전무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3% 선이 '기준선(the line in the sand)'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할 경우 자산 가격 재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 상승과 함께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난다면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시장이 금리 움직임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던 저금리 기간 동안 부채를 크게 늘려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2006년 65%에서 72%로 상승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적자 재정 정책으로 향후 국채 발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최근 선진국들 중 유일하게 부채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앤드루 랩혼 소시에테 제네랄 글로벌 연구 책임자는 이날 마켓워치에 "미국의 기록적인 기업 부채는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이유"라며 "주식 시장은 위험에 직면해 있고 주가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채권 수익률과 주가가 반비례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990년대에 6차례의 장기적인 금리 상승기가 있었는데, 평균적으로 금리가 182bp 상승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주식시장도 평균 17%의 수익률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경제 성장세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 전망 등을 꼽는다. 이런 상황 변화는 미 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지만 않는다면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 주식과 같은 자산도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존 린치 LPL파이낸셜 수석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에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5% 가까이 될 때까지는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양의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존 브릭스 냇웨스트 마켓츠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올해)3.5%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말에 3.2%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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