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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우건설 사장은?… 고심하는 '産銀'

등록 2018.04.27 11: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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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군 10명 선 압축…'해외건설·대형사 내부사정 능통' 고려

산은 "말 아끼겠다" vs 대우 "소통·검증 필요"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산업은행이 26일로 예정됐던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모습.산은은 이날 "현재 최종입찰제안서에 대해 아직 매각자문사의 평가가 종료되지 않아 오늘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2018.01.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산업은행이 26일로 예정됐던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모습.산은은 이날 "현재 최종입찰제안서에 대해 아직 매각자문사의 평가가 종료되지 않아 오늘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2018.0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산업은행이 차기 대우건설 사장 선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직전에 '낙하산 사장'과 '불투명한 절차' 논란이 있던데다 매각에 앞서 회사 정상화를 책임질 적임자를 찾아야 하는 막중한 시기인 만큼 이전보다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지난 19일 차기 사장 후보 접수를 마감한 결과 35여명이 지원했다. 이후 헤드헌팅사에 위탁해 이들을 대상으로 유력 후보군을 10명 내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대우건설 출신으로는 이경섭 전 대우건설 전무, 박영식 전 대우건설 사장, 박의승 전 대우건설 부사장 등이 거론됐다.

외부 출신 인물로는 현대건설의 기술개발원장, 제2영동고속도로 대표 등을 맡았던 강희용 전 LIG건설(현 건영)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추위는 대우 사외이사 2명, 최대주주 산은 관계자 2명, 외부 대학교수 1명으로 구성된다. 이들 유력 후보군을 대상으로 사추위에서 면접 등 심사를 거쳐 한명을 추리면 오는 6월께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사추위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산은 사람으로 채워진데다, 대우건설 지분의 50.75%를 보유한 대주주인 만큼 사실상 산은의 결정과 방향이 이번 사장선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그러나 이번 사장 선임에 극도로 말을 아끼며 조심하는 모습이다.

지난 사장 선임 때 '채용 룰 변경'이나 일부 사추위 위원들의 반발로 드러난 '낙하산 사장' 의혹 등으로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대우 노조에서는 일관되게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장 선임이 시작되자 지난달 노조에서는 또 공문을 보내 이동걸 회장과의 만남 및 소통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산은 관계자는 "9개월 공석 끝에 진행되는 선임 절차인데다 전 사장의 사퇴로 다시 치르는 절차다보니 사추위와 산은 발언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말 한마디가 소문을 양산하는 등 파급력이 크다보니 조심스럽다. 이번 사장선임에도 사추위 관련 정보를 되도록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차기 사장 자질에 대해서는 "(모집공고에도 나와있듯)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분야에도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 통찰력을 보유했는지를 중점으로 볼 것"이라며 "대형건설사 내부 사정에 능통하고 대규모 조직과 인력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을 갖췄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현구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 산업은행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순관 건설기업노조 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2017.07.18.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현구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 산업은행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순관 건설기업노조 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2017.07.18. [email protected]


이는 산은이 지난 사장선임 실패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번 사장 선임 당시 현대산업개발 사장 출신 박창민 전 사장 선임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대산업개발은 대우건설보다 몸집이 작은데다 주택사업만 하는 회사다보니 당시 박 전 사장이 대형사 상황에 능통하지 못하고 해외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결격사유로 지적됐다.

지난 실패를 딛고 두번째 선임에 돌입하는 만큼 이번에는 이같은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인물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장선임은 지난 선임과 매각 실패를 딛고 추진하는 데다 매각 전 회사 정상화란 과제가 놓여있다. 대주주 산은 입장에서도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사추위는 지난 사장 선임 때 박창민 전 사장이 해외건설 경험이 전무하다는 지적에도 채용을 강행했다가 결국 그가 사퇴한지 오래지않아 해외건설 부실 문제가 불거졌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이후 매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수의 대우 임원진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올해 1분기 대우건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17.7% 감소하는 등 실적도 악화됐다.

이처럼 지난 사장선임 실패가 해외건설 부실과 매각실패, 실적 악화로 이어진 만큼 대주주 산은 입장에서는 사장 선임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지난 사장선임 당시 수차례 채용룰을 바꾼데다 '깜깜이 선임'에서 불거진 '낙하산 사장' 의혹도 있었던 터라 선임절차 준수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업계 사정은 대우건설 내부 직원들이 잘 알고 있지 않겠냐"며 "산은이 대주주이지만, 대우 사장선임인 만큼 내부와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해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지난번처럼 실패하는 일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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