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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단의 선' 넘나든 남북 정상···남북관계 개선 '훈풍' 상징

등록 2018.04.27 12: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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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잃어버린 11년 아깝지 않게 좋게 나가자"

文대통령 "김정은 용단에 판문점 '화합의 상징' 돼"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고양=뉴시스】판문점 공동취재단·김태규 정윤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나든 것은 분단 70년 역사에 없던 최초의 일이다.

 얼어붙었던 지난 역사를 뒤로한 채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는 메시지를 두 정상이 몸으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북 정상은 27일 오전 9시28분께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사이의 MDL에서 첫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먼저 오른 손을 내밀었고, 김 위원장이 맞잡았다.

  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약 24초간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오시는 (데 불편하지는) 않았습니까"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판문점 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준데 대해 정말 감동적"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쪽으로 오실까요"라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MDL을 넘어 방남했다.

  김 위원장은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뒤 정상회담장으로 안내하려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MDL 북측을 함께 건너보자고 웃으며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웃으며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오른손으로 문 대통령의 왼손을 맞잡고 함께 MDL을 건넜다가 바로 돌아왔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그 중에서도 남북을 갈라놓고 마음대로 오갈 수 없었던 가상의 선 위에서 남북 정상이 악수하는 모습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 위원장이 넘어온 것은 1명의 개인이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갈라선 채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70년 남북관계 역사 전체가 통째로 넘어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얻지 못했던 최고의 순간을 문 대통령은 만들어 냈다.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이날 두 정상이 함께 연출한 '아름다운 장면'은 향후 전개 남북 관계에 새로운 역사가 전개될 것을 시사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북 정상이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의사가 있다는 것을 짧고도 강하게 보여줬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대화가 잘 풀릴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두 정상이 MDL을 함께 넘었던 장면에 대해 "방남·방북의 의미와 남북 사이의 분단선이 이제 의미가 없다. 두 정상이 앞으로 그렇게 만들자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계획에 없던 행동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애드리브만 보더라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을 예상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은 것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하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를 풀어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갖고 나가면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좋게 나가지 않겠나' 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200m를 걸어왔다"며 MDL을 넘어오는 순간에 들었던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고, 솔직한 마음가짐으로 문 대통령과 좋은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국민들과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 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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