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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주도권은 어디로…비트코인? 이더리움? 3세대?

등록 2018.05.18 10: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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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이오스 등 3세대 표방하는 기술 잇따라 등장

이더리움 느린 처리속도 해결에 초점…검증은 아직

"중개기관 없애는 것 넘어 기계간 거래 가능해야"

[블록체인 오딧세이]주도권은 어디로…비트코인? 이더리움? 3세대?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넘어 블록체인 3.0을 표방하는 사례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처럼 3세대 블록체인들도 이더리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등장했다.

현재 미국 암호화폐 정보제공업체 코인데스크가 집계하는 1600여개의 암호화폐 가운데 700여개 가량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이들 대부분은 단순 암호화폐가 아니라 일종의 플랫폼 형태이다.

때문에 시기적으로 어느 것이 먼저 나오고 나중에 나왔는가 보다는 얼마나 범용성이 있는가가 앞으로의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또 뒤에 나온 것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장점을 뛰어넘을지도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다.

다만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는 킬러 앱들이 얼마나 다채롭고 많은가가 주도권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이들 3세대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위해선 1,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의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블록체인(Blockchain)은 일반적으로 P2P(개인 간 거래) 방식의 거래를 네트워크상의 모든 컴퓨터에 저장하는 디지털 원장(Ledger)을 말한다.

최초의 블록체인은 익명의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2009년 1월 개발한 P2P 결제・송금 시스템이자 가상통화인 비트코인(Bitcoin)이다. 비트코인 이전에도 디지털 암호화폐는 존재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비트코인 웹사이트(Bitcoin.org)에서는 비트코인을 '새로운 지불 시스템'이자 '완전한 디지털 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합의된 네트워크'라고 설명한다. 혁신적인 결제 네트워크이자 신종 화폐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개발 초기에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송금이 공감을 얻지 못했고 거래 지연의 불편함이 부각됐다. 또 암호화폐의 가격 급등으로 가상통화로 지급되는 거래비용도 함께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화폐냐 아니냐는 논쟁이 확산되는 사이에 이더리움이 세상에 나왔다.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에 의해 2015년 7월에 개발된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도입해 블록체인 기능을 확장했다. 비탈릭은 블록체인에 거래내역뿐 아니라 계약 등 추가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입력한 조건이 만족했을 때 계약을 실행하도록 코딩해 넣는 스마트 계약을 생각했다.

이는 비트코인처럼 단순히 가상통화를 이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계약서 체결로 새로운 금융자산을 만들 수 있으며 블록체인에서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비트코인이 화폐 거래의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결제 네트워크를 표방한다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에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DApp)을 구동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화폐시스템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2.0이라 부른다. 비탈릭은 이더리움을 스마트폰 안의 플랫폼, 즉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 비유한다.

한계는 있다. 느린 정보처리 속도와 트랜잭션(사용자간 거래 기록) 용량 제한이다.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더리움의 초당 거래속도(TPS)는 20TPS로 1초당 20개의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하다. 비트코인(4TPS)보다는 낫지만 기존 시스템에 한참 뒤쳐진다. 비자(VISA) 카드의 경우 1만TPS, 페이스북은 4~5만TPS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가장 인기를 끈 DApp 어플리케이션은 크립토 키티라는 디지털 고양이 수집 게임인데, 출시한 지 며칠 만에 거래량 폭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오딧세이]주도권은 어디로…비트코인? 이더리움? 3세대?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 형성 목표

이러한 이더리움의 기술적 한계를 넘기 위한 시도가 바로 3세대 블록체인이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소스의 공개된 프로젝트에서 구분 짓는 개념이다.

현재 대략적으로 정의된 바에 따르면 3세대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와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확장성를 전제로 다양한 종류의 앱을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생태계 형성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위에서 모든 앱이 구동되듯,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업계에서는 카르다노(에이다), 이오스(EOS) 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 진출을 선언한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트도 거론된다.

특히 이들은 블록체인 플랫폼의 속도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더리움 플랫폼의 느린 정보 처리 속도로는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처리 및 검증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이더리움은 작업증명방식(PoW)이라는 합의 알고리즘를 사용하는데 끊임없이 대입해서 목표값을 찾는 해싱 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해시 함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운을 바라면서 반복하는 주사위 게임에 가깝다. 또 전세계 수백만 곳(노드)에서 데이터 처리과정을 공유해 처리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이오스는 사용자들의 투표로 선출된 소수의 담당자들이 블록 생성 권한을 갖는 지분증명방식(PoS)을 채택했다. 이오스는 다음 달 메인넷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확장에 나선다.

이오스트는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데이터 처리 검증을 일부에만 위탁했다. 플랫폼를 자주 사용하는 복수의 사용자들이 데이터 처리 과정을 검증하도록 하는 신뢰증명방식(PoB)을 도입했다.

카르다노의 강점은 의사결정기능이다. 블록체인 생태계는 참여자자들의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데 앞서 등장한 가상통화 대부분은 자체적인 의사결정기능이 없어 합의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카르다노는 소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발전방향을 정하는 시스템이 내장돼있다.

◇이더리움도 진화 중…3세대 성패는

세대 구분은 기술에 의한 것으로 3세대가 2세대에 비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아니다. 블록체인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영향력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아직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기존 코인들의 기능조차 백서에 적시된 100%가 발휘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 "이더리움도 지분증명으로 합의알고리즘을 변경하는 프로토콜을 적용하고, 데이터를 쪼개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처리용량을 늘리는 '샤딩'을 개발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도 업그레이드하고 있기 때문에 3세대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중인 한 기업 임원은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킬러 앱의 등장이 중요하다"며 "결국 플랫폼이 안정되게 구축된 이후 그 플랫폼에서 성공하는 앱을 만들어내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기술이 이더리움을 넘어서는 3세대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빠른 처리 속도에만 집중해 혁신이라고 할 만한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한 블록체인 개발자는 "3세대 블록체인은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초연결사회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중개기관을 없애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배제된 기계간 거래가 가능해 자동적으로 컨트롤되는 데까지 진화해야 3세대로 불릴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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