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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들에게 '북미회담 계속해야 하나' 압박"NYT

등록 2018.05.21 12:23:35수정 2018.05.21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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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담화문 발표에 놀라면서 화 내기도…참모들에게 "지혜" 요구

文대통령에게 남북회담서 김정은 보장과 공개 성명 왜 다르냐 물어

조지프 윤 "트럼프 북미회담 기대 낮춰야"…단계적조치 외 방법 없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참모들과 동맹국들에게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하는지 여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보도했다.

 북한이 비핵화 수위 등을 놓고 계속해서 비토를 놓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실제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을 경우 만족할만한 결과나 나오지 않아 당혹스러운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성명에 놀란 동시에 화를 내기도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어 17일과 18일 참모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한 지혜를 계속해서 요구했다고 한다. 급기야 19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왜 북한의 공개 성명이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난 뒤 개인적으로 보장한 것들과 모순되는지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전화통화는 문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을 3일 앞두고 이뤄졌다. 이 때문에 관측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을 불쾌해하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철회할 것 같은 징후는 현재로선 전혀 없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사람들이 (내가)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자신이 너무 많이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냈다고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 같은 갈망이 퇴색할 수 있다는 확신을 김 위원장에게 줄 수 있다는 것 역시 참모들의 우려 지점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달 이란핵협정에서 탈퇴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지분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핵협정 체결 이후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97%를 해외로 반출한 것보다 더 나은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참모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프로그램 세부사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비핵화 핵심 구성요소로 반드시 주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요소들을 매우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으며, 평양에서 두 차례 김 위원장을 만난 마이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를 떠난 참모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받았던 농축 능력, 플루토늄 재처리, 핵무기 생산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브리핑을 받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그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최근 접촉해 전략을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볼턴 보좌관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을 북한이 핵무기와 핵기반 시설을 모두 포기하도록 선언하게 만드는데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점진적 제재 완화 결과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통적 신뢰 구축 접근법을 옹호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명의 전임 대통령이 그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가 모두 실패했다면서, 자신은 그것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지금까지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미 두 정상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이를 위한 향후 6개월 간의 일정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 핵무기를 없애고, 핵무기 생산시설을 폐쇄하며, 북한 내에서 사찰단이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으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기대한다면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지프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트럼프가 6개월 안에 (북한이)핵무기를 양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임 대통령들이 시도한 단계적 조치를 강요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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