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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00원, 암행어사, 성평등 화장실" 광주·전남 이색공약들

등록 2018.05.22 13: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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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공약, 신선한 제안 등 유권자 관심유발

뜬구름식 가짜 공약, 실행력 낮은 약속 경계해야

투표율 높이기 캠페인. (사진=뉴시스DB)

투표율 높이기 캠페인.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앞두고 광주·전남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이색공약도 줄을 잇고 있다.

 톡톡튀고 신선한 공약들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뜬구름 잡기식 가짜 공약이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아님말고식' 공약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광주·전남 지역정가에 따르면 김성모 더불어민주당 함평군수 후보는 최근 "군수에 당선되면 월급을 100원만 받겠다"고 약속했다. 4급 부군수를 둔 함평군의 경우 군수 연봉은 9100만원 수준, 월 760만원 상당이다. 김 후보는 "100원을 제외한 나머지 월급은 인재양성 기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나경채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는 성평등 화장실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남녀 간의 차이에도 불구, 동일한 면적을 사용하는 기존 화장실을 대신해 여성의 특성에 맞는 면적, 구조, 변기, 세면대를 적용해 생리컵 세척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허석 민주당 순천시장 후보는 각 실과별 돈 쓰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분야별, 직능별로 팔마 마패를 지닌 암행어사를 위촉해 공직업무를 수시로 감찰하겠다는 취지다. 

 광주 동구청장 선거에 나선 바른미래당 김영우 후보는 "청춘동(洞), 청춘로(路)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와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청년 특화지구를 조성하고, 청년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공약이라고 후보 측은 설명했다.

 민주평화당 문태환 광주시의원 후보(광산2)는 "IMF 시대에 직격탄을 맞고도 청년, 노인, 여성층 밀려 역차별을 받고 있는 40∼60대 중장년층을 위해 전국 최초 중장년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밖에 윤민호 민중당 광주시장 후보는 노조가입률 10%에서 50%로 확대, 엄마와 아이를 위한 자치구별 마더센터 설립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고, 김삼호 민주당 광주 광산구청장 후보는 풀뿌리 자치 실현을 위해 '시민 생활공약'을 공모해 구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양효석 순천시장 후보는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광주시교육감에 도전장을 낸 장휘국 후보는 북한 학생대표단을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식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고, 광주교대 총장 출신 이정선 후보는 '휴전선 캠프'와 '고구려 열차', '개성 열차 운영'을 공약화했다. 국립대 교수인 최영태 후보는 "자유학기제를 활용한 북한 역사탐방"을 공언했다.

 이들 공약 가운데 저예산 고효율, 시민참여형, 탈권위적 이색 공약들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참신하고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실현만 되면 참 좋겠다"는 의견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조원의 재원을 필요로 하는 매머드급 공약이나 정부 승인이나 법률개정을 전제로 한 아님말고 식 정책과 민원성 공약도 남발돼 유권자들의 곱잖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실제 광주의 한 구청장 선거에서는 도심공원 일몰제와 관련해 국가 사업화, 즉 국가공원 지정 여부를 놓고 획기적 대안이라는 주장과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인기영합식 정책이라는 비판이 부딪히기도 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유권자 무관심도 최소화해야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건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재원조달 방안이 명확치 않은 가짜 공약이나 뜬구름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과 경계가 매우 중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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